135일 만에 돌아온 포항제철소… “재난영화 같은 감동에 눈물 펑펑”

135일 만에 돌아온 포항제철소… “재난영화 같은 감동에 눈물 펑펑”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3-03-28 00:12
업데이트 2023-03-2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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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피해 복구’ 현장 가보니

흔적 위에 덧댄 페인트 냄새 진동
‘안전’ 최우선… 수칙 위반 땐 퇴출
“수소환원제철 등 경쟁력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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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의 강타로 완전히 폐허가 됐던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제2제강공장 주변 도로가 임직원들의 135일간 복구 작업 끝에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사진은 현재 모습. 포스코 제공
태풍 ‘힌남노’의 강타로 완전히 폐허가 됐던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제2제강공장 주변 도로가 임직원들의 135일간 복구 작업 끝에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사진은 현재 모습.
포스코 제공
“복구 이후 첫 번째 코일을 압연하고서 동료들과 만세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안 보이는 곳으로 도망가서 펑펑, 하루 내내 울었지요.”

이현철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파트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포스코가 지난해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 이후 완전히 정상화된 제철소 현장을 미디어에 공개한 지난 23일 간담회 자리에서다. 여전히 울컥한 감정이 남아 있는 듯, 말을 제대로 이어 가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공감하며 마이크를 이어받은 최주한 제2제강공장 공장장은 “이는 마치 재난영화에서 모든 시련을 이겨 냈을 때 밀려드는 감동”이라면서 “우리나라 전체가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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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의 강타로 완전히 폐허가 됐던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제2제강공장 주변 도로가 임직원들의 135일간 복구 작업 끝에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사진은 피해 직후 모습. 포스코 제공
태풍 ‘힌남노’의 강타로 완전히 폐허가 됐던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제2제강공장 주변 도로가 임직원들의 135일간 복구 작업 끝에 예전 모습을 되찾았다. 사진은 피해 직후 모습.
포스코 제공
지난 1월 20일, 포항제철소는 침수 피해 이후 135일 만에 완전 정상 조업체제를 갖췄다. 직원들이 ‘135일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복구작업이 한창이던 지난해 11월만 해도 곳곳에 수마(水磨)가 할퀸 자국이 선연했지만, 이제는 그런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정상화 두 달째인 이날 제2열연공장에서는 상처 위에 덧댄, 새로 칠한 페인트 냄새가 진동했다. 복구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안전’이다. 무리하게 일정을 재촉하다가 사고라도 나면, 그때는 영영 돌아올 수 없다는 절박한 마음이었다. 천시열 포항제철소 공정품질담당 부소장은 “안전에 관해서는 강력한 규칙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어기는 시공업체는 퇴출한 다음 아예 제철소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철소 복구를 마친 포스코는 재발 방지에 힘쓰는 한편, ‘수소환원제철’ 등 새로운 공법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소환원제철은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제철 공정에 활용한다는 아이디어다. 포스코는 2026년 관련 설비인 하이렉스(HyREX)를 도입해 상업화할 수 있는지 확인한다. 2030년까지 상용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2050년까지 포항·광양 제철소의 모든 고로를 단계적으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밝혔다.포스코 관계자는 “수소환원제철, 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포항 오경진 기자
2023-03-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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