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차관, 2030세대 간담회
“출산·양육·주거비 부담 완화 등
청년층 체감할 정책 지원 확대”
꽉 찬 학교, 텅 빈 요람
5700여명이 운동장에 모여 조회를 하던 1964년, 가족계획 사업이 전개되던 그 시절에 신생아실의 요람이 텅 비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상상할 수 있었을까. 1962년에 시작돼 1996년에 폐지된 산아제한 정책이 전 세계 유례없는 성공을 이룬 반면 2005년부터 이어지는 저출산·고령화 정책의 효과는 미미하다. 왼쪽 사진은 1964년 서울 종암국민학교에서 조회가 이뤄지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지난 3일 경기 수원시의 한 여성병원에서 촬영한 빈 신생아 요람.
홍윤기 기자·서울신문 DB
홍윤기 기자·서울신문 DB
재정비전 2050은 30년 뒤를 내다본 중장기 재정 혁신 계획으로, 정부는 올해 상반기 내 발표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3일 서울 마포구의 한 북카페에서 MZ세대와 ‘2030 미래세대와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최 차관은 결혼을 앞둔 청년과 영유아 자녀 부모, 기재부 청년 보좌역 등 10여명과 저출산을 주제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
이날 간담회는 저출산 문제와 관련된 MZ세대의 다양한 의견을 재정비전 2050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정부가 저출산에 막대한 재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지만 막상 체감되는 정책은 많지 않다”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직접 도움이 되는 정책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해야 하고, 정부가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고 찾기 쉬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저출산 문제에는 소득과 일자리, 주거 등 다양한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편적이 아니라 전체를 조망하는 종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정적인 부담뿐만 아니라 육아휴직에 따른 직장 내 유·무형의 불이익도 출산을 꺼리는 요인이다”, “출산·육아에 친화적인 기업 문화와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등의 지적과 의견도 쇄도했다.
최 차관은 MZ세대의 다양한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여러 부처와 기관에 흩어져 있는 저출산 재정 사업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출산·양육비와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는 등 청년세대가 체감할 수 있는 재정 사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3-05-04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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