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쌀 소비확대로 푸른농촌에 희망을/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기고] 쌀 소비확대로 푸른농촌에 희망을/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입력 2010-02-24 00:00
수정 2010-02-24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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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1인당 쌀 소비량은 74kg을 기록했다. 지난 1999년의 96.9kg과 비교하면 12.9kg이나 감소된 양이다. 또한 지역적 쌀 소비량은 강원도 85.1kg, 전북 83.7kg, 경북 76.8kg, 서울 62.1kg로, 특히 경제력이 높은 대도시에서 소비량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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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조영철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지금 쌀 소비량 감소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1980년대 이후 출생 세대는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통일미로 식량자급을 달성하고, 1988년 서울 올림픽 등 문화적 혜택을 누리기 시작했다. 이 세대의 성장과 함께 쌀 소비량은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쌀은 더 이상 꼭 필요한 주식이 아니라 선택적인 주식과 부식의 중간단계에 위치하게 된 것이다.

그 예를 ‘쌀 품종의 육성·보급 과정’으로 들자면 1990년대 초 맛과 식감이 높은 쌀의 품종육성과 보급, 이러한 탄탄한 기반을 바탕으로 1990년대 말부터는 고품질 쌀의 브랜드화를 거쳐 현재는 신명흑찰, 신농흑찰 등 유색미와 특수미의 품종 육성과 보급에 이른다.

그러나 쌀 소비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민이식위천(民以食爲天· 백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먹고 사는 것)이기에, 새로운 시대의 쌀 소비자들은 비록 쌀 소비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농업인들이 생산한 쌀의 맛과 안전성에는 그 어느 때보다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농촌진흥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은 더욱 더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새로운 소비자들은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안전한 농산물이 안전한 농토에서 생산되는지 확인하기를 원하며, 듣기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경험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우리 농업인들의 친근한 웃음과 진실한 노동이 깃든 검고 굵은 손을 마주 잡기를 원한다. 동시에 깨끗하고 보기 좋으며 맛도 있고 안전하기까지 한 농산물의 구매를, 방문한 그 순간만이 아니라 계속해서 믿고 맡기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원한다.

따라서 우리의 농업·농촌은 ‘푸른농촌 희망찾기 운동’을 꾸준히 전개하여 일상화·습관화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의 쌀이 ‘선택적인 주식과 부식의 중간단계’에 놓여 있다는 것은 절망적인 비보가 아니라 무척이나 희망적인 소식, 아니 무척이나 매력적인 기회다. 아직까지 우리의 농업·농촌에 대한 신뢰와 관심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더욱 더 발전하길 원한다는 기대의 뜻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쌀의 심미적·기능적 모습을 더욱 더 많이 볼 수 있게 되었다.

“깨끗한 농토, 아름다운 농촌에서 그보다 더 아름다운 농업인들이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며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것이 쌀 소비량 감소에 대응하는 가장 기본적이며 바람직한 대책으로, 우리의 새롭고 건강한 소비자들에게 심어져야 할 믿음이다.

이 믿음에 응하는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은 우리 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고취함과 동시에 다양한 쌀 소비를 동반하여 우리 농업·농촌의 푸른 희망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10-02-24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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