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사람들이 무리지어
지상의 바다가 되었다.
그 바다 한가운데 오똑한 섬,
사람들이 이루는 물결을 온몸으로 받고 있다.
밤이 되자, 등대에
사람들의 가슴 안을 밝히는 불이 켜지고
사람들 안에서 출렁이던 외로움이
파도가 되어 섬을 덮친다.
덮치면 덮칠수록
몸을 더욱 부풀리는
고도(孤島).
밤이 깊어갈수록 깨어나는 시인이 있다.
2012-08-04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