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꿈속에서 세차게 따귀를 얻어맞았다 새벽이 통째로 흔들렸고 흔들린 새벽의 공기를 되돌려놓기 위해 전화벨이 울렸다 나의 눈은 동그란 벽시계에 나의 눈의 병상의 엄마에게 긴 복도를 따라 걷지만 복도와 두 눈을 맞출 수는 없다. 일주일 사이 꽃이 졌다 여기저기 팡팡 사진이 터지고 맘껏 담배 연기를 품었는데 나는 왜 빠져나가지 않나 고장 난 시계를 어떻게 할까 혈관을 따라 울리는 피의 음악을 또 어떻게 할까 오래전에 떨어진 머리카락이나 살비듬 같은 것을 내가 옷처럼 편안하게 입고 있는데 거울 속에는 키 큰 사람과 키 작은 사람이 있고 할머니도 아줌마도 아이도 아닌 엄마가 희마하게 손을 뻗는다
2012-09-08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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