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리더십은 흐트러진 시선을 한데 모으는 것/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CEO 칼럼] 리더십은 흐트러진 시선을 한데 모으는 것/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입력 2010-10-25 00:00
업데이트 2010-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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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얼마 전에 TV를 보며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다. 한 프로그램에서 박칼린이란 뮤지컬 감독이 합창단을 급조하여 거제합창대회에 도전하는 과정을 소개한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합창단원 대부분은 경험 없는 아마추어였다. 그뿐 아니다. 자기 주장이 강한 단원, 장난기 가득한 개그맨 등 한마디로 각양각색의 오합지졸이었지만 그녀는 프로답게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단원들을 하나로 묶어 마음을 열게 하고 도전 의지를 자극해 결국 하모니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단원들은 해냈다는 감격으로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리더는 냉정한 이성과 뜨거운 감성을 겸비해야 한다. 조직에 대한 희생은 기본이고, 때로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려는 반대 세력과 싸워서라도 조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당연히 외롭고, 곳곳에서 따가운 비난의 화살도 날아온다. 그러나 그런 고난을 감수하고 무리 속에 파고들어 전체를 하나로 모아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열정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다. 철저하고 정확해야 한다. 조직이 나아갈 비전을 명확히 제시하고 각자에게 조금 버거운 듯한 미션을 부여하여 동기를 유발시켜야 한다. 그러려면 개개인의 특성과 자질을 면밀히 관찰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끊임없이 소통하여 절대적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조직에는 네 부류의 구성원이 있다. 우직하게 자기 중심을 지키는 바위형(型), 중심 없이 이리저리 떠도는 부평초형(型), 서로가 가시로 찔러 상처를 주는 고슴도치형(型), 다가가서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양형(陽型) 등이다. 이런 성격을 잘 파악하고 아울러서 큰 힘을 내도록 만들려면 리더가 먼저 마음을 열고 행동으로 보여 주어야 한다.

주변에 믿고 따를 만한 리더가 없는 것은 리더십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가슴은 닫고 있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조직을 ‘장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날 요구되는 리더십은 수직적·지시적인 리더십이 아니라 수평적으로 솔선수범을 할 때 생겨나는 부드러운 리더십이다. 투명성을 통해 믿음을 얻고, 감성적으로 호소하여 가슴으로 느끼게 하는 감동의 리더십이다. 또한 잘한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칭찬이야말로 마음을 열게 하는 최고의 리더십이다.

리더는 말로만 해서도 안 된다. 행동으로 보여 주는 용기가 필요하다. 지난여름 직원들과 설악산 35㎞를 종주할 때의 일이다. 빗속에서 공룡 능선을 넘느라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희운각에서 중청까지 가파른 계단을 두 시간 동안 올라갔다. 지금껏 가장 힘든 구간이었고 당장 그 자리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나를 따르는 직원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직원들을 생각하며 올랐고, 직원들은 나를 믿고 따라왔다.

그런 마음은 조직에 확산된다. 직원들은 힘든 몸을 이끌고 대피소에 도착하자마자 뒤에 도착할 동료들을 위해 밥을 짓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들이 아무리 젊다 한들 왜 힘들지 않겠는가. 그들은 땡볕 속에서 마지막 남은 물 한 모금까지 동료에게 양보하고, 빗속에서는 빗물 섞인 밥을 먹으면서도 즐겁게 웃는 신세대 리더들이다.

리더는 때로는 불같은 카리스마를 내뿜어 흐트러진 조직을 다잡아 전체가 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그 바탕에는 딱딱한 권위주의가 아니라 믿음과 사랑이 있어야 한다.

자기 스스로 좋은 본보기가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 궂은일이나 생색나지 않는 일도 솔선수범하는 자세, 후배를 동생처럼 보살피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인정미가 모두 리더십의 근본이다.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흩어진 눈동자들을 한군데로 모으는 것이다. 리더의 지휘에 따라 한군데로 초점을 맞춰서 힘을 합치면 조직이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겠는가.

상대와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려는 노력, 궂은일이나 생색나지 않는 일도 솔선수범하는 자세, 후배를 동생처럼 보살피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인정미가 모두 리더십의 근본이다.
2010-10-2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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