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서 ‘타이’는 “이전에 기록한 것과 같은 기록”을 뜻한다. “최고 기록과 같은 기록”을 가리키기도 한다.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은 말이 됐다. “한국 선수가 세계 신기록 타이를 이뤘다”, “역대 팀 연승 기록과 타이” 같은 표현이 쉽게 들린다.
얼마 전 손흥민이 유럽 통산 121골을 넣어 차범근과 같은 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다 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식의 문장들이 쏟아졌다. 이따금 “차범근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거나 “차범근을 따라잡았다”는 표현들도 나왔다. ‘타이’가 일상의 말은 아니었다. 낯설 수 있어서 더 잘 소통되는 말을 찾은 결과다.
광복 이후 우리 사회는 ‘순화’라는 이름으로 말을 다듬어 왔다. ‘타이’의 순화어로 나온 말은 ‘동점’, ‘무승부’, ‘동일’ 같은 것들이다. 그대로 가져다 ‘타이’ 대신 넣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식보다는 다듬은 말의 쓰임새를 보여 주기도 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다’처럼 다른 표현 방식을 제시하는 것도 좋겠다. 이러한 것들을 모아 놓은 ‘다듬은 말 활용 사전’이 있으면 더 유용하겠다. 말 다듬기의 효과를 보는 데 일정 부분 오랫동안 기여할 수 있다.
wlee@seoul.co.kr
얼마 전 손흥민이 유럽 통산 121골을 넣어 차범근과 같은 기록을 세웠다. “한국 선수 최다 골 타이기록을 세웠다”, “최다 골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식의 문장들이 쏟아졌다. 이따금 “차범근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거나 “차범근을 따라잡았다”는 표현들도 나왔다. ‘타이’가 일상의 말은 아니었다. 낯설 수 있어서 더 잘 소통되는 말을 찾은 결과다.
광복 이후 우리 사회는 ‘순화’라는 이름으로 말을 다듬어 왔다. ‘타이’의 순화어로 나온 말은 ‘동점’, ‘무승부’, ‘동일’ 같은 것들이다. 그대로 가져다 ‘타이’ 대신 넣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런 식보다는 다듬은 말의 쓰임새를 보여 주기도 하고, ‘어깨를 나란히 하다’처럼 다른 표현 방식을 제시하는 것도 좋겠다. 이러한 것들을 모아 놓은 ‘다듬은 말 활용 사전’이 있으면 더 유용하겠다. 말 다듬기의 효과를 보는 데 일정 부분 오랫동안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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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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