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위직 재산 줄면 서민은 오죽하겠나

[사설] 고위직 재산 줄면 서민은 오죽하겠나

입력 2010-04-03 00:00
업데이트 2010-04-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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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공개된 재산변동 등록의무 고위 공직자 재산 변동내역에 따르면 경제 위기의 여파와 부동산·금융 시장의 기상도에 따라 재테크의 명암은 갈렸다. 지난해는 전반적으로 경기침체와 부동산 가격의 하락 여파로 입법·사법·행정부 고위 공직자 43%의 재산이 줄었다.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이 정도 줄었으니 서민들의 사정은 오죽했겠는지를 헤아려보는 게 공직자가 견지해야 할 자세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서민생활이 점점 팍팍해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국회·대법원·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 공직자 2273명의 재산변동 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 현재 본인과 직계가족의 재산총액이 전년보다 감소한 공직자는 986명(43.4%)이었다.

주식과 예금 등으로 자산을 관리한 공직자들은 재산이 늘었다. 재테크를 잘 했다는 얘기도 된다. 합법적인 재산증식은 법률적·도의적으로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다만 재산이 늘었다고 해도 경제난에 고통받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한철 서울 동부지청장이 시가 9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노인요양시설 건립을 위해 기부한 사례가 있긴 하지만 고위공직 사회에 기부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공직자윤리법이 부정한 재산 증식을 막고 직무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위 공직자의 재산을 등록·공개하고, 형성과정·변동에 대해 소명하도록 한 취지는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과연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심사가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의문도 여전히 제기된다. 공직자윤리법은 지난해 2월 성실등록 의무를 강화하도록 개정됐지만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신고 자체가 정확하게 이루어졌는지 엄격히 따질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철저한 심사가 등록, 공개제도의 실효성을 좌우한다. 제도의 맹점 때문인지 수상쩍게 재산을 늘린 공직자가 사법처리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지 않은가. 직계 존비속 재산 고지거부율이 국회의원(35.6→36.5%), 행정부 공직자(15→16.4%) 모두 점증하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 공직자 재산등록제의 도입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고지거부율을 낮추는 등 제도적 보완 작업도 병행해 주기를 다시 촉구한다.
2010-04-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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