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무원이 왜 낙천 단체장 때문에 고민하나

[사설] 공무원이 왜 낙천 단체장 때문에 고민하나

입력 2010-05-12 00:00
업데이트 2010-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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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공무원들의 줄서기와 선거 개입 행위가 여전히 극성이라고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적발된 공무원의 선거 개입은 벌써 7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공무원의 이런 행태가 대개 음성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현직 단체장이 정당공천을 받지 못한 곳에서는 공무원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현 단체장과 공천자의 틈바구니에서 눈치를 살피느라 곤혹스럽다는 소리도 들린다. 현 단체장을 밀자니 나중에 새 권력의 보복이 두렵고, 모른 체하자니 옛정이 걸린다고 한다. 좁은 바닥의 현실을 모르는 바 아니나 한심한 작태다.

공직사회에서 “줄 잘못 서면 4년, 재수 없으면 12년 물먹는다.”는 말이 나돈지 오래다. 선거가 자신의 인사에 미치는 영향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공무원들은 단체장이 승진과 보직, 출연기관장의 인사권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다고 변명하나 그것이 선거 개입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 공무원들이 공직자로서 본분을 잊고 승진과 자리를 탐내면 풀뿌리 민주주의는 무망하다. 선거 고질병을 치유하려면 공무원들이 먼저 욕심을 버리고 후보가 공천자든 낙천자든 신경 쓰지 말아야 한다. 왜 쓸데없이 고민을 사서 하는가.

공무원의 선거 개입 풍토를 바꾸려면 후보자들의 노력도 절실하다. 진정으로 주민을 위하고 지역발전을 원한다면 공무원들을 선거판에 얼씬도 못하게 해야 한다. 논공행상이나 보복 인사의 단절을 공약하면 더 좋을 것이다. 전국공무원노조가 공무원 517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60%가 선거 때 줄을 잘못 서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한다. 후보자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정치공무원’의 한 표를 놓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승부하는 후보자를 우리는 보고 싶다. 당선 뒤에 양지만 찾는 공무원들과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한번 자문해 보라.
2010-05-1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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