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자바오 발언, 中 대북제재 동참 이어져야

[사설] 원자바오 발언, 中 대북제재 동참 이어져야

입력 2010-05-29 00:00
업데이트 2010-05-29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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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원자바오 중국 총리와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100분간 이뤄진 단독회담에서 북한이 천안함 침몰에 관련돼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면서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원 총리는 “국제적인 조사와 이에 대한 각국의 반응을 중시하면서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원 총리는 그 결과에 따라 누구도 비호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중국이 종전보다는 진전된 입장을 보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기대에는 미흡하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 초기 북한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두둔했지만 지난 20일 민·군(民軍) 합동조사단의 발표 이후부터 다소 입장을 바꿨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지난 6일 “중국이 천안함 사태로 흥분된 한국 분위기에 영합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26일 사설에서는 “북한이 자신들이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하거나 잘못했다면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을 통해 전해 들은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내용을 어느 정도 신뢰한다는 뜻이 깔린 것이다.

민·군 합동조사단의 발표 내용에 미국·영국·호주·스웨덴의 전문가도 동의했다. 발표 이후 비동맹국 중 영향력이 있는 인도도 북한을 비판했다. 그만큼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는 뜻이지만 중국은 지지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중국은 혈맹인 북한을 지나치게 편드는 것처럼 보였다. 혈맹이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을 수는 있지만 명확히 잘못한 북한을 두둔하는 것은 대국답지 못한 태도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에 이은 제2의 경제대국인 중국이 뒤늦게나마 진실에 접근하려는 것처럼 보이는 점은 다행스럽다.

중국은 앞으로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기 바란다. 혈맹의 잘못이라도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 또 앞으로 유엔에서 북한을 제재할 때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북한에 대해서는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 약속을 하도록 압력을 넣어야 한다. 무력도발할 가능성도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메시지도 보내야 한다. 중국은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지키는 데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중국은 대국다운 행동을 할 때 국제사회에서 영향력도 생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0-05-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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