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원단체 이제 이념굴레 벗고 본질 봐야

[사설] 교원단체 이제 이념굴레 벗고 본질 봐야

입력 2010-06-19 00:00
업데이트 2010-06-19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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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가치는 현실의 안주보다 미래를 겨냥할 때 빛이 난다. 현실에 매인 채 미래성을 등한시한다면 교육은 뒷걸음질칠 수밖에 없다. 불행하게도 우리의 교육은 정치행정의 영향을 받아왔고 여전히 그 바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 약진이 두드러진 지금 우리 교육계는 큰 돌풍을 맞을 판이다. 그 어느 때보다 교육의 본질을 더 고민해야 할 때인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시점에 현실에 안주한 정치와 이념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우려스럽다.

교총이 결국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당선자의 자문그룹 태스크포스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진보성향 단체와 전교조가 대거 포진했으니 들러리 설 이유가 없다는 게 그 이유다. 거꾸로 서울 전교조는 곽 당선자의 정책에 편승, 교원평가 폐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교원평가에 반대하는 곽 당선자와 전교조의 입장이 같다는 내용의 홍보지까지 돌렸다고 한다. 우선 교총의 성급한 선 긋기가 적절한 것인지 묻고 싶다. 모든 교원단체를 아우르는 교육정책을 펴겠다던 곽 당선자의 태도변화도 눈총 받을 만하다. 그렇다고 성향이 달라 함께할 수 없다는 선언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교총이 든 불참의 이유만 본다면 교총이 보수집단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진정한 교육개혁과 발전을 생각한다면 이념과 성향을 떠나 따질 건 따지고 고칠 건 고치겠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전교조도 마찬가지다.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성향 교육감 당선자에 보조를 맞춰 자신들의 주장을 보란듯이 행동으로 옮기는 처사에 선뜻 동조할 학부모와 시민들이 얼마나 될 것이란 말인가.

진보 교육감의 약진은 정부가 추진해 온 교육 과제들의 지속성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어느 때보다 소통과 참여의 자세가 요구되는 지금이야말로 교원단체의 역할이 긴요할 것이다. 이념과 성향의 차이를 빌미로 고집하는 ‘나대로’식 독주나, 이념에 편승한 집단이기주의는 모두 옳지 않다. 이념몰이나 편가르기를 답습한다면 정치와 권력적 행정에 휘둘리고 예속될 뿐이다. 교총과 전교조 모두 먼저 스스로 이념의 추종과 편가르기를 접고 교육의 본질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2010-06-1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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