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의 도 넘는 군사간섭, 저의 뭔가

[사설] 中의 도 넘는 군사간섭, 저의 뭔가

입력 2010-07-21 00:00
업데이트 2010-07-21 00:16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중국 관영 언론이 최근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격하게 반발하는 기사를 잇따라 게재한 데 이어 사거리 1500㎞에 이르는 우리나라의 순항 미사일 개발을 비난하고 나섰다. 문제는 비난 수위다. 거의 내정 간섭 수준이다. 마치 지난 시절 종주국이 속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모양새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세계 2대 강국으로 떠오른 힘을 보여주겠다는 태도 같다. 참으로 우려스럽고 오만방자한 태도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반응은 아니라고 하지만 엄중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그제 1면 머리기사에서 한국의 미사일 개발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의 냉정치 못한 태도는 동북아시아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동시에 천안함 사태를 구실로 당초 뛰어들 생각조차 못한 금지구역에까지 범접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난했다. 한국의 군사전략 제한 반경이 한반도를 넘어섰다고도 주장했다. 중국의 일부 지역이 우리의 미사일 사거리 안에 들어간 것을 지적한 것이다. 방자하기 그지없는 군사 간섭이다. 중국은 천안함 사태 관련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과정에서 북한의 책임을 명기하는 데 부정적 자세를 보였다. 반면 천안함 사태 이후 공해상에서 미사일 발사를 포함한 실탄 훈련을 했고, 최근 산둥반도에서 전시에 대비한 해상 구조·수송 훈련도 했다. 시기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잠수함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도 공개했다. 모두 한·미 연합 훈련에 대응하는 무력 시위 성격이 짙은 훈련이다. 그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미사일을 개발했다고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이 마치 상국이나 되는 것처럼 사사건건 트집잡기를 하고 있다. 강대국의 요건인 관용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국이 대국 대접을 받으려면 외교적인 절제와 금도를 보여야 한다.

중국 관영언론이 이웃 국가의 국방 문제에 간섭하고 나서는 저의가 뭔지 궁금하다. 미국에 위력을 과시하겠다는 것인가. 지구촌 다른 나라들에 중국의 존재감을 보여주려는 의도인가. 논리적으로도 모순되는 억지다. 우리 미사일 사정권이 한반도를 벗어나선 안 된다고 하려면 미국까지 사정권인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없애야 한다. 최근 중국 측의 자세는 주권국 간 상호 존중 원칙을 무시한 외교적 비례임을 경고해 둔다.
2010-07-21 31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