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근혜 후보 소통과 통합의 새 면모 보여라

[사설] 박근혜 후보 소통과 통합의 새 면모 보여라

입력 2012-08-21 00:00
수정 2012-08-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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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 18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서 산업화와 유신독재라는 20세기 후반 우리 사회의 명암과 질곡을 고스란히 껴안은 그가 21세기 초입 집권당의 대선후보로 선 것이다. 이 나라 정치가 또 한번 변곡점을 그리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 하겠다. 우리 정당사에서 주요 정당의 첫 여성후보라는 점에서 남성 중심으로 점철된 한국 사회의 진일보를 뜻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박 후보는 어제 후보 수락연설을 통해 “국가의 성장이 국민 개개인의 행복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경제민주화와 복지, 일자리가 삼위일체를 이루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모두가 함께 가는 국민 대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가 지적했듯 지금 우리 사회는 계층과 세대, 이념의 3대 갈등 위에 민생 경제를 살리고,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경쟁력 저하의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중층적 난제를 끌어안고 있다. 좀처럼 대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관계와 급변하는 동북아 외교안보 환경도 우리의 위협 요인이다. 향후 5년 이 나라를 이끌 최고지도자가 어떻게 이런 도전을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안착할 수도, 끝내 그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 수도 있는 것이다.

박 후보 자신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앞서 열거한 국가적 난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갈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남은 기간 충실히 내보이는 길뿐일 것이다. 대선후보 경선 기간 박 후보는 지도자의 자질 면에서는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도 바닥 민심과의 소통이나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세력과의 대화에 있어서는 미진하다는 지적 또한 적지 않게 받아 왔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40% 안팎의 지지층을 제외한 나머지 60%의 국민을 어떻게 끌어안느냐의 문제는 비단 그의 당락을 넘어 대선 이후 국가 통합의 핵심 과제다.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택하는 대선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새 정권 출범과 동시에 새로운 갈등과 분열이 시작되는 악순환을 이어온 게 우리 정치였다. 박 후보뿐 아니라 야권 후보들 모두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국민 통합은 정권을 잡은 뒤에야 가능한 일이 아니다. 선거 기간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보일 때 국민의 선택과 국가 통합이 뒤따를 것이다.

2012-08-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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