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펙 공화국’ 면하려면 기업 채용 방식 바꿔야

[사설] ‘스펙 공화국’ 면하려면 기업 채용 방식 바꿔야

입력 2012-10-27 00:00
업데이트 2012-10-2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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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취직 준비를 위한 취업 사교육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스펙 위주의 채용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 재학 중 학점 관리와 토익 등 영어 점수를 높이는 것은 기본이고 각종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으로 내몰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것도 모자라 인성·적성검사나 자기소개서, 면접을 준비하는 학원들마저 강남에 성업 중이라고 한다. 해외 어학연수, 봉사활동, 교환학생, 인턴 경험 등이 입사 지원자들의 천편일률적인 스펙이 되다시피하면서 차별화를 위해 ‘스펙 관리’를 종합적으로 해주는 학원을 찾고 있는 것이다. 한 설문조사 결과 구직자의 37%가 취업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과외시장이 더 이상 과열되지 않도록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해 대응해야 한다.

최근 들어 기업들이 채용 방식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구직자들의 마음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다. 학력이나 성적, 외국어 구사 능력 등 입사 지원자들의 스펙이 여전히 중요한 채용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입사 지원자들이 스펙에만 치중하는 것은 사회적인 낭비라고 지적하는 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인터넷 지원으로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다 보니 1차 서류전형에서 스펙을 보지 않을 수 없다고 실토하는 인사 담당자들도 있다. 기업의 채용 문화가 달라졌다는 확신을 주지 못하면 ‘스펙 공화국’에서 벗어나기란 요원하다고 할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주요 외국계 기업처럼 일단 인턴 사원으로 일을 시켜본 뒤 실무 능력이나 정직성, 창의력, 사회성 등에 따라 정식 직원 채용 여부를 결정하는 시스템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재학 시절부터 기업체가 취업 희망자를 여러 각도에서 평가할 수 있는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도 적극 모색할 필요가 있다. 스펙이 좋은 신입 사원들의 이직 확률이 높다는 연구 자료도 있다. 채용 과정에서 스펙 의존도가 높으면 조기 이직으로 인한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채용 방식을 바꾸려면 취업 희망자들의 관심 분야와 진정성, 성취 동기 등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 변별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전제되어야 한다.

2012-10-27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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