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軍 초급간부 높은 자살률 윗선 책임 크다

[사설] 軍 초급간부 높은 자살률 윗선 책임 크다

입력 2014-09-11 00:00
업데이트 2014-09-11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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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초급간부들이 한 해 평균 20명꼴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고 한다. 선임 간부의 폭언·폭행과 병사관리에 따른 스트레스의 이중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 병사가 상급자의 가혹행위와 폭행 등에 시달리다 죽음으로 내몰리는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초급간부까지 병영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충격적인 현실을 보여준다. 초급간부를 관리, 감독해야 할 상급부대 지휘관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하사·중사·소위·중위 등 초급간부 자살자 수가 2010년 17명, 2011년 25명, 2012년 18명으로 나타났다. 10만명당 자살자 수로 따지면 2012년 기준으로 초급간부는 14.4명, 병사는 8.2명이다. 병사들과 동고동락하며 병영생활을 이끌어야 할 초급간부들이 정작 자신의 고충은 처리하지 못한 채 위기에 내몰린 형국이다. 최근에는 초급간부의 자질·역량 문제도 대두됐다. 군사법원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군 간부 8만여명 가운데 6.7%가 지난해 인성검사에서 ‘위험 및 관심’ 판정을 받았으며 이는 주로 초급 간부의 군 적응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적됐다. 한민구 국방장관이 최근 전군에 하달한 지휘서신 1호에서 밝혔듯이 초급간부의 리더십이야말로 병영문화 혁신의 핵심 동력이다. 그런 점에서 초급간부의 위기는 군 전체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방부는 지난달 병영문화 혁신 과제의 하나로 초급간부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전방부대 소대장에 장기·복무연장 희망자를 우선 선발하고 우수 소대장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올 초 발표한 ‘국방개혁 기본계획’(2014~2030)에서는 초급 간부의 전문성과 숙련도 등을 높이기 위해 중위·소위 및 하사 정원을 점진적으로 감축하고 장기복무 선발비율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방안들은 군 인사적체와 예산 문제 등을 감안할 때 단시일에 현실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현재의 병영문화를 개선해 나가는 데서 당장의 해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선임 간부와 상급부대 지휘관의 관심과 노력이 긴요하다. 병사 관리의 1차 책임이 초급간부에게 있는 것처럼, 초급간부를 책임감과 능력을 갖춘 정예 간부로 키우는 일은 선임 간부와 상급부대 지휘관의 몫이기 때문이다. 대대·연대급 차원에서 초급간부의 소명의식과 리더십을 키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내실있게 운용하는 것도 현실적 접근법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2014-09-1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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