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Out] 창업지원 절차 줄이고 성장 단계별 지원 확대해야/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장

[In&Out] 창업지원 절차 줄이고 성장 단계별 지원 확대해야/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장

입력 2019-04-14 22:36
업데이트 2019-04-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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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장
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장
정부가 적극적인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원 규모를 확대한다. 수많은 4차 산업 관련 창업지원과 혁신형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정부 부처별, 지자체별, 각종 산하 단체별로 많은 지원 조직 종사자들이 존재하고, 지원자도 넘쳐난다. 그렇다면 선정된 기업들은 정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기 위해 온 힘을 쏟을까.

가상의 기업 R의 창업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험하고자 창업을 하고 초기 비용, 인프라 지원을 받기 위해서 다양한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다. 열심히 사업계획서를 짜고 발표를 하고 결과를 기다린다. 드디어 정부의 창업지원 프로그램에 합격하고 오리엔테이션을 하고 제공한 공간에 입주 혹은 개별 사업장에서 사업을 진행한다. 이제 정부에서 인증하는 혁신기업이자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으로 가는 길만 남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부 지원 스타트업이 필수로 참여해야 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직원, 이사진이 있지만 반드시 대표가 직접 참석해야 하고 교육장도 가까이 있지 않다. 한 달에 이틀은 교육을 받기 위해 시간을 쓴다.

교육이 끝이 아니다. 지원 비용을 처리하기 위한 증빙 서류가 너무 복잡해 그 업무를 처리할 전담 직원이 필요할 지경이다. 처음에는 일을 나눠서 하려 했지만 몇 번의 반려 끝에 담당자를 뽑기로 했다. 그렇게 지원 금액의 3분의1을 담당자 채용하는 데 사용했다. 정부에서 정해준 멘토링는 전문성도 있고,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조언도 많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필요한 건 기술 개발과 관련한 멘토링인데, 조직관리와 마케팅, 영업관련 멘토만 이번 프로그램에 들어 있었다. 결국 필요한 멘토는 별도의 비용을 지불해서 모셨다.

이 모든 과정을 겪으면서도 R사 매출액이 10배 성장해 새로운 투자를 받기 위해 다른 정부 지원 과정을 찾아봤지만 수억원 정도의 지원 프로그램밖에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연계해 준 것들은 대부분 초기 기업 중심의 투자였다. R사 이야기는 여러 스타트업 대표들의 이야기를 종합해서 만들어 본 것이다. 가상이 아니라 현재 창업지원의 문제이다.

스타트업은 A라는 아이디어로 시작했지만 B 사업영역을 중심으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 신청한 영역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또 한정된 재원으로 많은 기업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 규모를 넘어 성장단계에 있는 기업에 대한 지원도 부족하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론 된, 실제 성장과정에 있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더 늘어나야 한다. 절차가 아닌 그 기업이 만들어 내는 성과에 집중하고 그 시기에 맞는 지원을 유연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신규 스타트업을 발굴해서 육성하는 것만큼 제대로 성장한 스타트업을 더욱 더 큰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지원을 받은 기업이 커지면서 생기는 매출액과 채용 규모 등의 파급력은 초기 스타트업의 발굴보다 훨씬 거대하기 때문이다.
2019-04-15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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