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
현재 초등학생 대상 돌봄 지원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돌봄 공백이 심각하다. 전국적으로 영유아 공적 돌봄 이용률은 68.3%로 215만명인데 반해 초등 돌봄은 12.5%인 33만명에 불과하다. 돌봄교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학원을 전전하며 방과 후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맞벌이 가정이 외벌이 가정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더 많은 이유도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만한 곳이 부족한 현실과 맞닿아 있다.
이에 성동구는 돌봄이 필요한 초등학생 누구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돌봄 사각지대를 걷어낸다. 공동주택, 종교시설, 작은도서관 등 지역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성동형 초등돌봄센터 ‘아이꿈누리터’를 확대하고 있다. 방과 후 아이들이 돌봄 교사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안전하고 마음 편하게 머물다 가는, 놀이와 쉼, 배움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학기 중은 물론 방학 기간에도 걱정 없이 아이들을 맡길 수 있다. 지난 2월 아파트 내 주민공유공간에 처음 문을 연 1호점을 비롯해 현재 총 5곳에서 초등 돌봄이 이루어지고 있다. 올해 27곳 설치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공적 돌봄 수요를 100% 충족시키고자 한다.
‘아이들은 지역이 함께 돌본다’는 공감대를 기반으로 온 마을이 아이를 돌보는 ‘이웃 돌봄’ 사업도 새로 펼친다. 초등학생 자녀가 있거나 양육 경험이 있는 부모가 돌봄 이웃이 되어 이웃 아이들을 보살펴준다. 숙제 지도, 독서 활동 등 기본 돌봄부터 하교 후 활동을 위한 이동 지원, 2개 이상 돌봄 공동체가 참여하는 커뮤니티 돌봄 등 다양한 형태로 아이들을 품는다.
이제 초등 돌봄은 가정만의 몫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책임지고 함께 풀어야 할 과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부담이 아닌 기쁨이 되도록 엄마 품처럼 따스한 돌봄 환경이 필요하다. 더이상 돌봄 고민으로 전전긍긍하는 학부모도, 갈 곳 없어 돌봄 공백에 놓인 학생도 없도록 지역사회가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줘야 한다.
2019-08-0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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