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아침 밥/문소영 논설위원

[길섶에서] 아침 밥/문소영 논설위원

입력 2014-03-29 00:00
업데이트 2014-03-29 03:3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아침엔 밥과 국’을 준수하던 근엄한 아버지 세대의 퇴장이 진행되는 탓에 집안에서 아침에 밥을 구경하기 점차 어려워진 것 아닌가 싶다. 요즘에는 준비가 간단한 빵과 계란요리, 또는 곡물을 우유에 말아먹기, 전날 먹다 남은 피자를 데우기도 한다. 얼마 전 외국계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한 아침거리를 제공한다는 광고에 이른 아침에 가봤다. 책가방을 든 중·고등학생도 몇몇 보였다.

아침에 밥이나 빵 등 탄수화물 등을 먹어야 뇌가 움직이고 잠자는 사이에 느려진 신체활동도 정상화된다. 조선시대에 왕세자들은 새벽에 일어나 책읽기를 했는데 이때 물엿인 조청 두세 숟가락을 먹고 시작했다. 아침 밥상을 받기 전까지 두뇌에 줄 에너지를 보충하는 것이다. 아침을 거르는 것보다 즉석 음식점에서라도 해결하는 것이 더 낫겠지만, 저녁에는 학원에 다니느라 편의점 삼각김밥으로 때우는 학생들이 많다고 하니 이러다가 ‘집밥’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은근히 걱정됐다. 사실 나 같은 ‘불량한 엄마’가 낯선 학생들의 집밥 사정을 걱정하는 차원이 우습기는 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2014-03-29 27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