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먹방’의 끝은?/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먹방’의 끝은?/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18-07-09 23:10
업데이트 2018-07-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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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 한 술에 명이나물 한 장, 불판 위에서 삼겹살이 지글지글 익는 소리…. 공중파든 케이블 방송이든 채널 구분 없이 먹는 방송의 줄임말인 ‘먹방’이 대세다. 요리방송인 ‘쿡방’에 맛집 코너 등 아류도 부지기수다. 먹방 이후 식당 음식이 나오면 숟가락이 아니라 핸드폰으로 인스타그램에 음식 사진부터 올리는 마니아도 넘친다. 쿡방은 아재 시청자들을 요리학원으로 내몰기도 한다. 요리사의 설명에 “저 정도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며 소매를 걷어붙여 본다. 은퇴 후 아내가 세 끼를 다 챙겨 주는 ‘삼식이’ 취급을 당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먹방이 넘치는 걸 보면 방송가는 손익계산을 다 끝낸 모양이다. 식욕은 성욕과 함께 인간의 가장 기본적 욕구다. 식탐을 스트레스 해소와 버무렸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다. 10대는 공부에, 2030은 취직으로, 4050은 직장생활로 스트레스가 쌓일 때 아닌가. 하지만 방송식 욕망 해소법에 우리가 길들여지는 건 아닌지 염려된다.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 메뉴뿐 아니라 스트레스 원인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TV는 ‘바보상자’라는 오명은 사라지지 않을까.

eagleduo@seoul.co.kr
2018-07-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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