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67) 작가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SBS TV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촬영에 대한 애로를 토로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이러한 제작 차질로 6일에서 13일,다시 20일로 첫 방송이 미뤄졌다.또 방송에 앞서 제작발표회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김 작가는 “그저 배경 그림이라도 볼만할 수는 없을까,왜 우리 드라마는 거의 모두가 서울이 배경일까,서울에 사는 이들만 대한민국 사람들인가,단순 무지한 생각에서 ‘제주도를 무대로 한번 가볼까 싶어요’ 한마디 했던 것이 이렇게 큰 사고를 칠 줄이야 누가 알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년간 제주도를 오가며 ‘고약한 날’과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제주도 날씨에 대해 걱정은 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제주도 사람들 얘기로는 이토록 주구리장창 비가 오는 3월도 있어본 적이 없다니 더구나 한심하고,더더구나 4월은 고사리 장마라니 어찌 살아남을지요.지금부터라도 날씨가 도와줘야지요.첫방송이야 나가겠지만 그다음 다음다음은 어떻게 될런지요.”김 작가는 연출을 맡은 정을영 PD로부터 ‘촬영 장면이 너무 거칠어 마음에 안 든다는 휴대폰 문자가 왔다’며 “거칠어도 참으라는 소립니다.어쩌겠어요 불가항력입니다.편집만 섬세했으면 합니다”고 빌었다.
매일 촬영장 걱정에 마음이 편하지 않은 그는 “날마다 날씨날씨 하면서 휘둘려 어제는 종일 까부라졌다 반짝했다를 반복하면서 너무 힘들게 보냈습니다”라며 “나이 먹을수록 삶이 단순해져야 하는데 거꾸로 갑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김 작가는 이 글에서 지난 11일 입적한 법정스님을 추모했다.
그는 “법정스님 입적하셨네요.세속나이 79세라는 것에 뒤통수 한 방 맞았습니다”라며 “나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주변 정리해야 할 나이에 아직도 이러고 있으니 쯔쯔쯔”라고 말했다.
이어 “진작부터 아우들과 아이한테 ‘나 죽거든 아무한테도 알리지 말고 너희끼리 치워라’ 해 놨는데,수의도 관도 쓰지 말고 법복으로 다비하라는 스님 유언이 참으로 깔끔하고 감동스럽습니다”라며 “그동안 내놓으셨던 책들,찾아보면 어딘가 있겠지만 절판되기 전에 한 벌 구해 놓으라고 아우한테 말해서 어젯밤 일곱 권인지 여덟 권 모두 구했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해숙,김영철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주도를 무대로 재혼 가정의 이야기를 밝고 경쾌한 터치로 그린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