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배우 김영호는 4일 MBC 새 아침드라마 ‘주홍글씨’ 제작발표회에서 “교도소 출소 장면을 가장 많이 연기한 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주홍글씨’에서도 과실치사로 6년째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희곡작가 장재용 역을 맡았다. 그는 “전국 교도소 입구는 다 가본듯 하다”면서 “뮤직비디오에서도 출소 장면을 찍었다”고 웃었다. 신은경과 출연한 왁스의 히트곡 ‘화장을 고치고’ 뮤직비디오에서 사랑하는 여인의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으로 가는 역할을 맡았다.
악역. 엄마. 식모. 왕 등 비교적 단순했던 명품조연들의 이색 연기가 이제 ‘전문’이라는 이름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드디어 전국시청률 40%(42.5%. TNmS 집계)를 돌파한 KBS2 인기 수목극 ‘제빵왕 김탁구’의 ‘탁구엄마’ 전미선은 주인공 생모 전문이다. 최근작에서 타이틀롤의 어머니 역할은 두번째. 2006년 KBS2 드라마 ‘황진이’에서 기녀 진현금으로 자신과 같은 운명의 길을 걷는 딸 황진이(하지원)의 곁을 지키는 눈먼 어머니로 열연을 펼쳤다. 극중 주인공만 낳는(?) 전미선의 애끓는 모정 연기로 ‘제빵왕 김탁구’의 인기가 연일 상승곡선이다.
죽어야 (드라마가)사는 연기자도 있다. 배우 김갑수는 최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이제 오래 사는 역할을 맡고 싶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그는 올 3~4월 KBS1 ‘거상 김만덕’. SBS ‘제중원’. KBS2 ‘신데렐라 언니’ 등 3개 드라마에서 연속으로 죽음을 맞았다. 지난해 말 KBS2 ‘아이리스’에서는 이병헌을 돕는 핵물리학자 ‘목소리’ 역을 맡다 실제 얼굴을 내보이며 정체를 드러낸 지 단 2회만에 암살됐다. ‘단명’(短命). 또는 ‘다사’(多死) 전문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을 만하다.
연출자들이 유독 그를 찾는 이유는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연기파이기 때문. 김갑수의 속앓이는 곧 해결된다. 오는 20일 방영되는 케이블TV tvN의 SF추리극 ‘조선 X파일 기찰비록’에서 비밀조직 ‘신무회’의 리더 역할을 맡아 장수하는 사극 연기를 펼친다.
김은희기자 eh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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