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21세기 가족’서 로맨티스트 가장 역

“드라마를 보면 이름이 항상 큰 글씨 뒤에 조그맣게 나갔는데 이번에는 맨 앞에 있으니까 기분이 새롭네요.”

베테랑 배우 이덕화가 오랜만에 드라마 전면에 나서는 소감을 밝혔다.

6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열린 tvN 시추에이션드라마 ‘21세기 가족’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이덕화 씨가 밝게 웃고 있다.<br>연합뉴스
이덕화는 tvN의 새 드라마 ‘21세기 가족’에서 중년의 로맨티스트 가장으로 변신해 극을 이끈다.

6일 오후 상암동 CJ E&M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덕화는 “10년 이상 젊은 친구들 들러리를 서오다 주된 역할을 해보라는데 무슨 장르를 따지겠나”라며 “제작진이 뒤늦게 이 나이에 날 믿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21세기 가족’은 재혼 가정을 통해 현대의 가족상을 들여다보는 시추에이션 드라마다.

이덕화의 캐릭터는 코믹한 요소가 강하다.

이덕화는 “가벼운 드라마를 굉장히 좋아하지만 성공한 적이 별로 없다. 사실 이번에도 두렵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저도 개그맨스러운 모습이 있습니다. 제가 웃음이 헤퍼서인지 그런 모습을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어요. 역할에 대해 빠진 머리로 더 고민해서 머리가 마저 빠지더라도 재미있는 연기를 해보겠습니다.”

케이블 드라마 출연이 처음인 그가 이 작품을 선택한 데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송창의 CJ E&M 프로그램 개발 센터장과 인연이 영향을 미쳤다. 이덕화는 1990년대 송창의 PD가 MBC ‘토요일 토요일 즐거워’를 연출할 당시 MC로 호흡을 맞췄다.

”종편이나 케이블에 가면 물 간 거 아니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렇지만 좋은 드라마에 좋은 역할이라면 백번이라도 하죠.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송창의 씨가 예전부터 신뢰가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잘해보겠다고 했죠.”

그는 “능력은 별로 없지만 명필이 붓을 가리겠나”라며 “내 몸에 꼭 맞는 옷이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덕화는 극중 스무 살 연하 미모의 아내와 제2의 신혼을 사는 50대 가장 덕화를 연기한다.

왕년의 톱스타 출신인 덕화는 일에서는 카리스마 넘치지만 어린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부드럽다.

이덕화는 “부인과 나이 차이 많이 나는 남자들을 보고 ‘도둑놈’이라 그랬는데 한편 부럽기도 했다”며 “이번에 도둑놈 역할 제대로 해보려고 한다”며 웃었다.

”주변에서 피부과 한번 갔다 오라는데 얼굴에 이제 검버섯이 핍니다. 눈꼬리에 보톡스라도 맞으라고 해서 해봤는데 별 효과 없더라고요. 이번 드라마에서도 가발 쓰는 역할이라 가발만 잘 나오면 됩니다.(웃음)”

실제 아내와 동갑인 그는 “처음에는 스물 살 연하 아내와 사는 연기를 어떻게 할까 고민해서 (연하 아내와 결혼한 배우) 이한위를 만나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연기를 하다 보니 마음만 맞으면 결혼생활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내 “우리 딸이 스무 살 차이 나는 남자랑 결혼하겠다고 하면 우선 정신과에 한번 데려가 봐야겠다”며 고개를 저었다.

연기 경력 40년의 이덕화는 젊은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지금 내가 탤런트 시험을 백번 치면 백번 다 떨어질 것”이라고 후배들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충고도 잊지 않았다.

”혈기가 왕성할 때 작품을 해야죠. 젊은 친구들 노는 거 보면 답답합니다. 기운 있을 때 하라고 해요. 나이 들면 쉬지 말라고 해도 쉴 텐데 젊을 때 작품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젊은 친구들이 너무 몸을 사리는 건 바람직하지 못해요.”

이덕화는 “이 나이가 되니 그냥 편안하게 우리 위치를 지키면서 배우로서 지조 있게 산다면 훌륭하지 않을까 싶다”며 “생이 다하는 순간까지 연기자란 소리를 듣고 죽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21세기 가족’은 11일부터 매주 일요일 밤 10시50분 방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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