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김장훈.티아라 등 SNS 글·사진으로 홍역… “SNS는 사적이면서 공적인 매체…대중 정서까지 감안해야”

가수 아이유의 트위터 사진을 둘러싼 논란을 계기로 SNS(Social Networking Service,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의 폐해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다.

소통을 위해 탄생한 SNS가 ‘마녀사냥’식의 여론몰이에 활용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

대중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연예인의 경우 폐해가 더 심하다. 스타들에게 SNS는 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력적인 도구지만, 실수 한 번에도 엄청난 타격을 가하는 ‘흉기’이기도 하다. ‘양날의 검’인 셈이다.

10일 아이유 트위터에 공개돼 파문을 일으킨 아이유(왼쪽)와 은혁 의 셀카사진. 논란이 된 후 사진은 삭제됐다.
◇’아진요’ vs. ‘아믿사’…SNS가 낳은 촌극 = 최근 불거진 ‘아이유 사진 논란’은 SNS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발단은 아이유가 지난 10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슈퍼주니어 은혁과 다정한 모습으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시작됐다.

이 사진이 SNS를 통해 퍼져나가자 아이유의 소속사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 “해당 사진은 은혁이 올여름 아이유의 병문안을 와 찍은 것이며, 두 사람은 친한 선후배 사이일뿐”이라면서 “아이유가 실수로 사진을 올린 것이니 두 사람 사이에 대한 확대 해석이나 추측은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일부 누리꾼들이 두 사람의 차림새, 사진 속 표정 등을 볼 때 ‘병문안 사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

이들은 ‘아이유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아진요)’란 이름의 온라인 카페(소모임)까지 만들어 ‘열애설’을 뒷받침할 만한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하며 아이유 측을 압박하고 있다.

이에 맞서 “아이유를 믿자”는 누리꾼들도 행동에 나섰다.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대중의 참견이 지나치다는 것. 이들은 ‘아진요’에 맞서 ‘아이유를 믿는 사람들의 모임(아믿사)’ 카페를 만들어 활동 중이다.

가수 김장훈(왼쪽)이 자신과 불화설에 휩싸였던 후배 가수 싸이의 공연장을 찾아 화해한 뒤 어깨동무를 한 채 노래를 부르고 있다.<br>연합뉴스<br>
SNS로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은 아이유 말고도 많다. 지난달 초에는 가수 김장훈이 미투데이(me2day)에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올린 데 이어 가수 싸이를 겨냥한 비난을 쏟아내 파문이 일었다.

김장훈은 이후 싸이가 출연하는 한 행사장에 예고 없이 방문, 공개적으로 화해를 제안하고 싸이와 ‘소주 러브샷’까지 했지만 여진은 한동안 계속됐다.

8월에는 그룹 티아라가 트위터 글로 홍역을 치렀다. 멤버 화영이 다리 부상으로 7월 말 열린 일본 부도칸 콘서트에 불참하자 멤버들이 트위터에 ‘의지의 차이’ ‘연기 천재 박수를 드려요’ 등의 글을 잇따라 올렸고 이게 ‘화영 왕따설’로 번진 것.

트위터 공방으로 시작된 티아라 사태는 화영이 팀을 탈퇴하고 다른 멤버 은정은 여론의 ‘역풍’으로 출연이 예정된 드라마에서 하차하는 등 온갖 사건을 낳은 다음에야 잦아들었다.

이밖에도 방송인 강호동, 가수 이효리가 지난해 트위터를 통해 퍼져 나간 사망설로 곤욕을 치렀으며, 배우 장근석은 구설에 시달리다 못해 트위터를 폐쇄하는 등 ‘SNS 논란’은 셀 수 없이 많다.

◇부작용 막으려면 ‘대중 정서’까지 감안해야 = SNS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전 세계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특히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겐 더욱 유용하다.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가 된 싸이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싸이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뮤직비디오로 전 세계 누리꾼의 화제를 모은 데 이어 저스틴 비버, 케이티 페리,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트위터에 끊임없이 언급된 것을 계기로 세계 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아이유나 티아라의 사태에서 보듯 SNS는 언제든 스타의 인기와 명예를 위협하는 ‘흉기’로 돌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연예인들이 ‘가장 사적인 매체이면서 동시에 공적인 매체’인 SNS의 특성을 제대로 알고 활용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대중문화평론가 정덕현은 “현재의 디지털 환경은 연예인들에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소소한 문제라도 하나 불거지면 SNS를 타고 순식간에 번져나가기 때문”이라면서 “이 과정에서는 ‘진실’보다 대중이 추가한 스토리가 더 주목받게 되기 때문에 초기 대응을 잘못할 경우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유나 티아라 모두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진실’만을 믿고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가는 오히려 파문을 확대시킬 수도 있다. 대중에겐 진실만큼 ‘정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라면서 “SNS에 글을 올릴 때는 공적인 공간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혹 문제가 불거졌을 때는 ‘대중 정서’까지 감안해 전향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교석은 “예전에는 대중이 스타 본인 혹은 기획사가 만들어 제공한 이미지를 일방적으로 수용했지만, SNS가 일반화된 이후에는 그게 불가능해졌다. SNS를 통해 팬들도 스타의 일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팬들은 SNS로 접한 스타의 이미지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일이 벌어질 경우 심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아이유는 그 대표적 사례”라면서 “논란이 생겼을 경우에는 차라리 속 시원하게 사정을 털어놓거나, 최소한 여론을 달래는 제스처라도 취하는 게 중요하다. SNS 시대에는 소문의 확산만큼이나 이미지의 ‘반전’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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