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개월간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으로 음악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실력 있는 해외 아티스트들을 만나면서 ‘정말 내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었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고, ‘음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건 아닌가’하는 겸손의 미덕까지 갖게 됐습니다.”

이문세
가수 이문세(53)가 자신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새 앨범 ‘리 이문세(Re, Leemoonsae)’를 들고 돌아왔다. 지난해 11월 6집 ‘올 댓 마스터피스’를 발표한지 딱 1년 만이다.

이문세는 최근 서울 필운동의 한 카페에서 간담회를 갖고 “제 스스로 부른 최초의 리메이크 앨범이라 부담이 컸다.”면서 “사실 비난받을까봐 그동안 시도 못했던 것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과감하게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곡의 풋풋한 감성과 아날로그 음질을 디지털 세상에서 100% 되살릴 수 없어 차라리 (원곡을) 건드리지 말았으면 하는 팬들의 바람도 읽혔다. 하지만 현지 뮤지션들이 보사노바와 탱고로 ‘소녀’와 ‘광화문 연가’를 편곡해 들려줬을 때 새로운 가능성에 깜짝 놀랐다.”고 설명했다.

새앨범에는 ‘소녀’, ‘광화문 연가’외에 ‘난 아직 모르잖아요’, ‘알 수 없는 인생’ 등 모두 4곡이 담겼다. 브라질의 유명 드러머이자 프로듀서인 세쟈르 마샤도 등이 참여했다.

이문세는 “만일 원곡보다 풍요로운 오케스트라 사운드였다면 안 만들었을 것”이라며 “탱고의 경우 악기 구성이 굉장히 복잡하고 개성 있어, 예전의 저처럼 반주에 맞춰 따라가지 않고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음악과 한판 싸움을 벌였다.”고 말했다.

향후 목표에 대해 “거창한 것은 없다.”면서도 “내년 데뷔 30주년을 맞아 한번쯤 큰 공연을 해보려는 계획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10년 전 탤런트 박상원과 ‘SM’을 벤치마킹한 ‘WAT’라는 기획사를 차렸다가 손을 떼고 2년 만에 전업 가수로 돌아온 사연도 털어놨다.

그는 “펀드도 만들고 꽤 크게 벌였지만 아티스트로서의 삶에 제약받는 게 싫었다.”면서 “가수 헤이를 배출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문세는 오는 12월 31일 서울에서 열리는 ‘2011~2012 붉은노을’ 100회 공연으로 20개월간 국내외 40개 도시를 순회한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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