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50주년 기념 미니앨범 낸 ‘한국의 프레슬리’ 남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노래가 제 곁을 지켜줬습니다. 제 삶에서 노래를 빼면 전 존재할 수 없어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노래를 사랑합니다.” 가수 남진(68)이 올해로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붉은색 재킷과 청바지를 입고 머리를 힘줘 세운 그는 여전히 ‘젊은 오빠’였다. 여성 댄서들과 함께 몸을 흔들며 팬들에게 찡긋하는 모습은 40대라 해도 믿을 만했다.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 남진이 데뷔 50주년을 맞았다. 평생의 라이벌로 꼽히는 나훈아를 두고 “시대와 팬들이 만들어 준 소중한 나의 라이벌”이라고 추억했다. <br>
1964년 ‘서울 플레이보이’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울려고 내가 왔나’가 크게 히트하면서 스타덤에 올랐다. 잘생긴 얼굴과 다부진 체격, 도회적인 이미지로 ‘한국의 엘비스 프레슬리’라 불리며 ‘님과 함께’ ‘마음이 고와야지’ ‘빈잔’ 등 숱한 히트곡들로 트로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일찍 큰 인기를 얻다 보니 철없던 시절도 있었죠. 세월이 지나 보니 제가 이렇게 노래를 좋아하는지, 노래가 이토록 소중한 것인지 이제야 알겠더군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반평생 노래 인생을 돌이켰다.

가수 남진
데뷔 50주년을 기념해 그는 모두 5곡이 수록된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타이틀곡 ‘파트너’는 평생을 찾아 헤맨 반쪽을 만난 기쁨을 담은 흥겨운 트로트곡이며 ‘상사화’는 사랑이 떠나간 상처를 그린 슬로 록이다. 라틴 곡과 정통 트로트까지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그는 “50년 세월만큼 좋은 음반이 나와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면서 “5곡 모두 내 열정과 혼이 깃든 노래”라고 자부했다.

특히 그는 편곡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제 나이가 있다고 음악까지 ‘올드’해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타이틀곡만큼은 젊은 친구들도 즐길 수 있는 리듬을 쓰기 위해 찾느라 오래 걸렸습니다.” ‘파트너’는 젊은 편곡자 조성준이 7~8번 편곡을 했다. “젊은 친구와 서로 생각을 조율하느라 애를 많이 먹었다”고 돌이켰다. 정통 트로트 ‘겁이나’는 두 명이 함께 편곡한 곡이다.

그의 노래 인생을 얘기할 때 원조 ‘오빠부대’인 열성 팬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날도 ‘남진사랑’ 회원 40여명이 인터뷰 현장을 지켰을 정도다. 그는 양손에 플래카드를 움켜쥐고 발을 동동 구르며 환호하는 50대 아주머니 팬들을 살뜰히 챙기기도 했다. “50년 동안 나의 파트너는 팬 여러분”이라며 ‘오빠’다운 팬서비스로 화답했다.

오는 10월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데뷔 50주년 기념 공연을 연다. 지나간 히트곡들을 새롭게 편곡하거나 뮤지컬 요소를 넣고 직접 코미디 연기도 하는 등 종합 공연으로 꾸미고 싶은 욕심이 크다. “뭔가를 알고 나서 하면 더 힘들잖아요. 제 인생의 노래는 이제부터입니다. 앞으로 10년이 제 황금기가 될 겁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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