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동생 조현민’

2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마케팅부문을 총괄하는 조현민 전무는 최근 이 부문 직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마케팅이란 중요 부서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며 “그리고 전 이유 없이 이 자리를 맡은 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누가 봐도 전 아직 부족함이 많다”며 “과연 자격이 있냐 해도 할 말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현민 전무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차녀로, 29세에 임원(상무보)을 달았으며, 현재 상장사를 보유한 44개 그룹 234개 기업 임원 7679명 중 최연소 임원이다.

조현민 전무는 한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해 “처음 임원을 달았던 게 29살이었다. 부모님께 90도로 감사 인사를 드렸다. 아버지는 미리 알고 계셨을 수도 있는데 어머니는 신문기사를 보고 아셨다. 입사했을 때 ‘나 낙하산 맞다. 하지만 광고 하나는 자신 있어 오게 됐다’고 소개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현민 전무는 이어, 최근 언니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일으킨 ‘땅콩 회항’ 파문이 총수 일가에 복종하는 대한항공의 경직성의 결과란 지적에 대해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 사람(책임)으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모든 임직원의 잘못이다. 그래서 저부터 반성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이 “늘 새로운 대한항공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사회가 요구하고 시대가 원하는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이번 일을 계기로 깨닫게 됐다. 국민의 사랑을 받고 신뢰 받는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조현민 전무는 e메일 제목을 ‘반성문’이라고 하는 등 사태 전반을 반성적으로 돌아보자는 취지로 메일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조현아 전 부사장이 자신의 책임을 피하는 듯한 사과 태도로 여론 역풍을 맞은 것에 이어 조현민 전무의 반성문에 대해서도 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다.

조현아 동생 조현민 소식에 네티즌은 “조현아 동생 조현민, 대한항공 안 탄다”, “조현아 동생 조현민, 입으로 망한다” “조현아 동생 조현민, 저러니 욕먹지” “조현아 동생 조현민..반성문 맞나요?”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조현아(40)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해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 이근수)는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위력에 의한 업무 방해와 증거 인멸 교사 등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지시로 사무장·승무원들의 진술을 축소·은폐·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한항공 객실 담당 여모(57) 상무 등 관련 임직원들은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여 상무는 ‘땅콩 회항’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5일 직원들에게 최초 보고 이메일 삭제를 지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여 상무가 이같은 조치 사항을 조 전 부사장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보고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 측의 증거인멸 우려가 크고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와 진술을 확보했다”며 “수사 내용을 대검찰청에 보고하고 협의한 뒤 조 전 부사장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일등석 항공권을 무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 시민단체가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건과 관련해서도 사실 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다음은 조현민 전무의 ‘반성문’ 전문.

우리 마케팅이나 제 밑에 있는 직원들에게 항상 제일 미안한 마음은, 아직도 미흡하고 부족한 조현민을 보여드려서예요. 그래도 2007 조현민보다는 조금 더 전문적인 2014 조현민이지만 2014 조현민은 여전히 실수투성이네요.

이런 상황에서 약한 모습? 보이는 게 맞나 생각이 들면서도 손해는 봐도 지금까지 전 진심이 항상 승부하는 것을 봤습니다. 누가 봐도 전 아직 부족함이 많은. 과연 자격이 있냐 해도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케팅이란 이 중요한 부서를 맡은 이상 최선을 다하고 싶었고 여기까지 왔어요. 그리고 전 이유 없이 마케팅을 맡은 건 아닙니다.

매일 매주 매월 매년 어제의 실수 오늘의 실수 다시 반복 안 하도록 이 꽉 깨물고 다짐하지만 다시 반성할 때도 많아요. 특히 우리처럼 큰 조직은 더욱 그렇죠. 더 유연한 조직문화 지금까지 회사의 잘못된 부분들은 한사람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모든 임직원의 잘못입니다.

그래서 저부터 반성합니다.

사진 = 서울신문DB (조현아 동생 조현민)

뉴스팀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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