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FA FILMS 2014 개봉작 ‘들개’ 차세대 감독들의 장편 데뷔 무대

누구나 가슴속에는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분노와 스트레스를 품고 살아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내면의 욕구를 억누른 채 사회에 발 붙이며 살아가려 애쓴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KAFA FILMS 2014가 소개하는 영화 ‘들개’는 위험한 존재가 되고 싶지만 스스로의 나약함에 무릎을 꿇는 평범한 젊은이들의 자화상을 그린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제작연구과정을 통해 탄생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KAFA FILMS는 한국 영화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 감독들의 장편 데뷔작들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윤성현 감독의 ‘파수꾼’, 조성희 감독의 ‘짐승의 끝’ 등이 KAFA FILMS를 통해 주목받았다. 올해는 김정훈 감독의 ‘들개’(4월 3일 개봉)를 시작으로 유원상 감독의 ‘보호자’(10일 개봉), 한승훈 감독의 ‘이쁜 것들이 되어라’(17일 개봉)를 소개한다.

‘들개’는 취업에 실패하고 대학원에 들어가 교수와 선배들의 멸시를 견뎌야 하는 정구(변요한)가 사제폭탄을 만드는 데서 시작한다. 남몰래 폭탄을 만들면서도 터뜨릴 용기는 없는 그는 위험한 존재인 효민(박정민)에게 폭탄을 보내 대신 터뜨릴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효민은 그런 정구를 답답해하며 좀 더 위험한 존재가 되라고 부추긴다. 영화는 나약한 폭탄 생산자와 위험한 집행자의 충돌 속에서 짓눌린 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내면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본다.

‘보호자’는 아이를 유괴당한 부모가 또 다른 아이를 유괴한다는 파격적인 설정에서 시작한다. 영화는 자신의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다른 아이를 유괴해야 한다는 극단의 딜레마로 부모를 몰아넣고, 그 안에서 부모의 사랑과 이기심이 결국 동전의 양면임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이쁜 것들이 되어라’는 극성 어머니 밑에서 자라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찌질남’의 성장과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자신의 꿈도 모른 채 부모의 뜻에 따라 살아왔던 젊은이가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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