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또 발언 번복 논란

하토야마 또 발언 번복 논란

입력 2010-01-18 00:00
업데이트 2010-01-18 11:3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검찰과 싸우라’ 와전됐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에게 “검찰과 싸워달라”고 격려한 발언을 하루만에 수정해 발언번복 논란이 일고 있다.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 16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부정하면서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오자와 민주당 간사장에게 “나도 (오자와 간사장을) 믿고 있다. 싸워 달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검찰에 대한 최종 지휘권이 있는 행정부 수장이 산하 조직의 정당한 공무행사를 비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하토야마 총리는 17일 전날 발언을 급히 수정했다.

 그는 고베(神戶)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결백하므로 검찰과 싸우겠다’는 오자와 간사장의 말을 이해한다는 의미로 말한 것이다. 검찰을 비판한다든가, 수사에 영향을 주려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간사장직을 계속하도록 인정하겠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므로 부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은 검찰로서의 일을 하고 있다. 전에는 국책수사라고 말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확실하게 수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자신의 경솔한 발언을 철회했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의 ‘싸워달라’는 오자와 간사장 격려 발언은 오자와 간사장과 검찰간 싸움을 하토야마 정권 전체와 검찰과의 싸움으로 확대시키면서 스스로 퇴로를 차단해버린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오자와 간사장과 정권을 동일시한 이상 검찰 수사결과 오자와 간사장의 불법 자금 수수 관여가 현실로 드러날 경우 하토야마 총리까지 사퇴 압력에 몰릴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오자와 간사장의 음덕으로 내각 수반에 오른 하토야마 총리로서는 끝까지 오자와 간사장을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견해도 있다.

 오자와 간사장의 사퇴는 하토야마 총리의 정권기반 붕괴를 의미하기 때문에 여론이 어떻게 흐르든 오자와 간사장 체제를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미 주일미군 후텐마기지 이전 문제와 관련, 자주 말을 바꿔 미국의 신뢰를 잃었다. 휘발유 잠정세율 폐지 등 정권공약과 관련해서도 자주 입장을 번복했다.

 총리의 가벼운 입은 스스로의 말의 신뢰도뿐만 아니라 정권 전체의 신뢰도 실추로 연결되고 있다. 작년 9월 16일 정권출범 당시 70%였던 내각 지지율은 40% 안팎으로 추락했다. 하토야마 총리가 자신이 뱉은 말의 올가미에 걸려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