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잦은 말바꾸기 또 구설

하토야마 잦은 말바꾸기 또 구설

입력 2010-02-16 00:00
수정 2010-02-1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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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의 잦은 말 바꾸기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비행장 이전 문제와 관련한 ‘오락가락’ 발언은 그의 대표적인 실책으로 꼽히고 있다.여기에 지난해 8.30 총선의 최대 이슈였던 어린이 수당 확대 지급과 관련해서도 하루 만에 발언을 번복해 비판을 자초했다.

 또 정치자금 문제 등 현안들이 생길 때마다 즉흥적으로 보이는 발언을 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번복하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의 사례는 어린이 수당 문제다.하토야마 총리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2011년도에는 당연히 (공약에서 제시한) 전액을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민주당은 총선 공약에서 중학교 졸업 때까지 매달 2만6천엔의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었다.

 문제는 재정 적자 확대와 맞물리면서 재원확보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이런 점을 고려한 듯 하토야마 총리는 불과 하루 전인 14일에는 “예산 낭비 요인을 감축하는 속에서 여유가 생기는 분을 갖고 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는 전액지급이 불가능하다는 말로 받아들여졌다.이 발언이 공약 이행 논쟁으로 비화될 소지가 보이자 단 하루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또 휘발유세에 붙이는 잠정세율과 관련해서도 하토야마 총리는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이 “당의 요구다”라며 유지를 요청하자 곧바로 철회한 바 있다.

 하토야마 총리의 이런 행보는 각료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간 나오토(菅直人) 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1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행 5%인 소비세 인상 문제를 포함한 조세제도 개혁 논의를 “3월에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오는 7월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득표수와 연결된 민감한 문제로,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국가전략상은 “세법에 대해서는 항상 논의해야 한다고 전부터 말해 왔지만 3월이라는 기한을 정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구심을 표명했다.

 하토야마 총리도 “4년간은 인상하지 않는다.간 부총리도 이런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그러면서도 그는 “논의가 시작되는 것은 괜찮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후텐마비행장 이전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일동맹이 중요하다” “(비행장이 들어서 있는) 오키나와(沖繩)현민의 의사가 중요하다”라는 등 오키나와 현내 이전과 현외 이전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가 미국측으로부터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듣는 등 수모를 당했다.

 이 문제는 오는 5월까지 결론을 내기로 하면서 일단 시간을 벌었지만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는 갈등 요인이다.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에 대한 도쿄지검 특수부의 수사와 관련,그가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언하자 하토야마 총리는 “싸워 달라”고 발언,총리로서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그는 이후 “결백을 믿는다는 뜻”이라고 말을 바꿨다.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을 관리했던 이시카와 도모히로(石川知裕) 의원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도 “기소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가 역시 다음날 철회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야당 의원 시절 여권의 정치자금 논란과 관련,“비서가 저지른 죄는 정치인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추궁한 바 있다.

 그러나 자신의 비서가 정치자금 수지보고서 허위기재 혐의로 기소되자 “비서와 내가 같은 벌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군색한 변명을 해야 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6일 ‘매일 바뀌는 총리 발언’이라는 상자 기사를 통해 “총리가 자신의 발언을 하루 만에 철회하는 등 정권 내 혼란의 원인이 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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