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피습 ‘용의자 체포설’ 혼선 키워

러 피습 ‘용의자 체포설’ 혼선 키워

입력 2010-03-11 00:00
업데이트 2010-03-11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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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대사 “체포사실 들어”…현지경찰 “그런 사실 없어”

러시아 유학생 흉기피습 사건의 용의자 체포여부를 둘러싸고 주한 러시아 대사와 현지경찰의 말이 엇갈리고 있어 국민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본국을 대표해 우리나라에 주재중인 대사가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우리 정부에 설명한 지 하루도 안돼 현지 경찰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나선 형국이기 때문이다.

 용의자 체포문제를 가장 먼저 제기한 쪽은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다.브누코프 대사는 9일 오후 우리 외교부로 초치돼 신각수 제1차관과 면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러시아 경찰이 용의자 2명을 체포,조사 중”이라며 “범죄사실이 확인되면 러시아 국법에 따라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는 29일 신 차관과 데니소프 러시아 외교부 수석차관의 한.러 전략대화 때까지 수사를 마무리하고 상세한 사항을 브리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브누코프 대사의 이번 발언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현지 경찰에 의해 부인(否認)당하는 엉뚱한 상황이 벌어졌다.주러 한국 대사관이 10일 관련 내용을 모스크바시 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사실무근이라는 회신을 받은 것이다.

 주러 한국대사관 신성원 총영사는 이날 모스크바시 남부지역 담당 라우슈킨 경찰서장을 면담한 뒤 브리핑을 통해 “현지 경찰이 아직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상황이며 용의자 2명의 몽타주를 작성해 쫓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한 러시아 대사관측은 11일 오전 현재 “용의자 2명의 체포사실을 듣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어제(10일) 오후 러시아 외무부를 통해 확인한 결과 용의자 2명이 체포된 것이 맞고 현재 조사중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처럼 러시아 당국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데 대해 소식통들 사이에서는 ‘대사가 너무 앞서 나간 것 같다’ ‘경찰이 확실히 범인을 잡을 때까지 조심하는 것’이라는 등의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러시아 교민사회 전체를 충격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이번 사건의 처리 과정을 놓고 러시아 당국 내에서 이같이 엇박자가 나오고 있는데 대해 의아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을 서둘러 무마하려고 하기 보다는 진지한 자세로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철저히 수사해내고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수교 20주년을 맞은 한.러관계를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는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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