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경고 없었는데”…생존자들 사고순간 증언

“아무런 경고 없었는데”…생존자들 사고순간 증언

입력 2010-05-22 00:00
업데이트 2010-05-22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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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활주로에 닿자마자 쿵 하는 소리가 들렸고 순식간에 연기가 기내를 뒤덮었습니다” 22일 사고가 난 인도 여객기에서 기적같이 탈출한 생존자 7명은 공포에 뒤덮였던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날 오전 인도 남부 망갈로르의 공항에서 166명을 태운 에어인디아 익스프레스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화염에 휩싸이면서 생존자 7명을 제외하고 탑승자 대부분이 사망했다.

 얼굴과 손발에 화상을 입은 우마르 파루크 씨는 NDTV를 통해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수풀 속에서 멈춘 뒤 화염에 휩싸였다”며 “나는 가까스로 기어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 마니쿠티 씨는 기체가 부서진 틈을 통해 겨우 탈출할 수 있었다고 PTI통신에 말했다.

 그는 “문제가 있다는 어떤 경고도 없었고 착륙도 순조로운 듯 보였다”며 하지만 “비행기가 땅에 닿자마자 덜컹 흔들린 뒤 순식간에 무언가에 충돌했고,기체 가운데 부분이 쪼개지면서 화염에 휩싸였다.나는 그 틈을 통해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다른 생존자 푸투리스마일 압둘라 씨는 UNI통신에 “비행기가 곧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굉음이 들렸고 기체가 내 근처에서 두 동강이 나는 것을 목격했다”며 “나는 필사적으로 뛰어내려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뒤를 돌아보니 비행기가 산산 조각난 채 화염에 휩싸였다.신이 내 생명을 구했다.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인근 마을에 가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친구가 나를 병원에 데려왔다”고 말했다.

 두바이에서 상점 지배인으로 일하는 압둘 푸투르 씨는 “같이 탑승한 사람 중 한 명은 화염에 휩싸였고,한 명은 나와 함께 기체가 두 동강 난 틈을 통해 빠져나왔다”며 “모든 것이 몇 초 만에 일어났다.정글을 헤치고 20분 정도 걸어가니 현지 관리들이 와서 우리를 도와줬다”고 말했다.

 프라디프 씨는 사고 당시를 떠올리면서 “사고에서 살아남았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기체가 흔들린 뒤 땅에 충돌했고 나는 가까스로 나와 구덩이로 뛰어내렸다.비행기에 불이 붙은 뒤 10분 정도 지나 폭발했다”고 말했다.

 현지 TV에서는 구조 대원들이 진흙 비탈 아래 사고기 잔해 현장으로 내려가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이 중계됐다.

 에어인디아 측은 지금까지 현장에서 시신 116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탑승객은 남성 105명,여성 36명,어린이 19명 등으로 모두 인도 국적자였다.

 생존자 중 한 명이었던 7살 짜리 소년은 병원에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뭄바이에 있는 에어인디아 비상대책팀의 한 직원은 생존자가 더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에어인디아는 사고기의 블랙박스가 회수됐으며 민간항공국과 에어인디아가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방갈로르·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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