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후텐마’ 원안합의 궁지 몰린 하토야마정권

美·日 ‘후텐마’ 원안합의 궁지 몰린 하토야마정권

입력 2010-05-24 00:00
업데이트 2010-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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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주민 “공약불이행” 반발… 연립정권 ‘흔들’

│도쿄 이종락특파원│하토야마 유키오 일본총리가 23일 미군 후텐마 비행장 이전 문제와 관련, 오키나와현을 다시 찾아 “헤노코 주변으로 옮기자고 부탁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처음으로 후텐마 문제를 둘러싼 정부의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하토야마 총리는 또 “가능한 한 ‘현외’라는 약속을 지킬 수 없었던 점과 주민들에게 대단한 혼란을 불러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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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16일 하토야마 정권 출범 이래 9개월간 끌어온 미·일 간의 후텐마 문제가 돌고 돌아 제자리에 다다라 사실상 마무리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하토야마 정권은 오키나와현 주민의 반발에 직면하는 한편 오는 7월11일 참의원선거를 앞두고 연립정권의 붕괴 가능성마저 점쳐지는 등 궁지에 몰렸다.

하토야마 정권은 1996년 4월 자민당 정권과 미국이 후텐마 이전지로 합의한 미군 캠프 슈와브 연안부를 부정, ‘8·30 총선거’의 공약대로 “현 밖으로 옮기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재협상에 들어갔다. 당연히 미국 측은 합의안 준수를 촉구해왔다. 하토야마 총리는 이날 나카이마 히로카즈 오키나와현 지사와의 회담에서 “한반도의 정세, 동아시아의 안보 환경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주일 미군 전체의 억지력을 저하시켜서는 안 된다.”면서 “현재의 안보 환경 아래 이전지를 현내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며 결론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오키나와현의 부담과 위험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군 훈련을 현밖에서 이뤄지도록 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나카이마 지사는 이에 대해 “몹시 유감스럽고 지극히 어렵다.”며 이전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토야마 총리는 오키나와현 북부 지역 12개 시·군 촌장, 경제인과 간담회를 잇따라 가지며 주민들 설득에 나섰다. 그러나 ‘현외 기지 이전’을 요구해온 주민들은 하토야마 총리의 동선을 따라다니며 시위를 벌였다.

앞서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과 존 루스 주일 미 대사는 22일 이와 관련, 캠프 슈와브 기지 연안부로 옮긴다는 데 합의했다. 미·일 양국은 오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미·일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오키나와현에 기반을 둔 연립정권의 한 축인 사민당은 즉각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사민당수인 후쿠시마 미즈호 소비자담당상은 “결단코 반대한다.”면서 “오키나와현은 물론 연립정부의 동의도 없이 합의한 것은 문제”라고 따졌다. 연립 이탈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답변을 피한 탓에 사민당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jrlee@seoul.co.kr
2010-05-2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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