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세 생일맞은 워런 버핏

80세 생일맞은 워런 버핏

입력 2010-08-30 00:00
수정 2010-08-30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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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30일로 80번째 생일을 맞았다.

 수많은 투자자가 단타매매에 몰입하던 시기에 유망한 저평가 주식을 찾아 장기보유하는 가치투자에 눈 돌린 그는 이제 470억달러의 부를 쌓아올린 세계적인 거부로 가장 영향력 있는 재계인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날 세계적인 거부로 80세 생일을 맞는 그가 세인들의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지구촌을 강타한 금융위기의 와중에서도 정직한 투자자로서의 명성에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고,오히려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각국 정부와 정치인,기업인들이 금융위기 이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발버둥치는 상황에서도 유독 올곧은 재계인사로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라기보다는 투자자들에게 실수를 인정하는 기업가로서의 정직성과 가치투자의 정도를 묵묵히 걸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수많은 CEO가 과도한 보수로 맹렬한 비난에 직면하고 있는 것과 달리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CEO인 버핏의 보수는 몇년째 10만달러를 넘지 않고 있다.

 그의 개인적인 자산도 전적으로 자신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벌어들이는 매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야심많은 재계 엘리트들이 부를 축적하기 위해 뉴욕과 런던,홍콩과 같은 거대도시로 몰려드는 와중에도 네브래스카의 오마하 벽촌에서 묵묵히 자신의 부를 쌓아올리는 평범한 행보가 오히려 세인들의 눈길을 잡아끌고 있는 것이다.

 워런 버핏의 전기인 ‘더 스노우볼’의 저자인 앨리스 슈뢰더는 “버핏은 그가 부자라는 사실 외에 비도덕적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버핏이 오늘날처럼 확고한 명성을 누리게 된 것은 지난 2006년 총 470억달러(올해 기준)로 추산되는 자신의 재산을 자선기관에 기부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특히 올들어서는 빌 게이츠 부부와 함께 전세계 억만장자들을 상대로 보유자산의 절반을 기증하자며 재산의 사회환원운동을 주도하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투자기법에서도 남다른 면모를 과시했다.

 고교와 대학 재학시절부터 투자에 나섰던 버핏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은 가치투자 옹호론자였던 컬럼비아대학 재학시절의 스승 벤저민 그레이엄 교수였다.

 그레이엄 교수는 저평가 주식을 사들여 투자하는 가치투자를 버핏에게 가르쳤고,버핏은 이를 십분활용,다양한 기업들에서 숨겨진 가치를 찾아 완벽한 타이밍으로 투자하면서 자신의 경력과 부를 쌓아올렸다.

 슈뢰더는 이와 관련해 “버핏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개념을 연구한다”면서 “그는 각각의 미세한 부분을 검토하고 모든 각도에서 이를 실행에 옮기는 데 수년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은 이런 투자방식과 함께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정직한 성품도 부의 축적과 그의 명성에 적잖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버핏이 과거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 등을 연구해온 로라 리텐하우스는 “기업 평가가 정직하면 할수록 해당기업 주가실적도 좋다”며 CEO의 정직성과 해당기업 주가간의 상관관계를 뒷받침해 눈길을 끌었다.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에 드러난 이런 행태는 바로 버핏의 기업활동을 읽어낼 수 있는 청사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텐하우스는 “워런 버핏은 분기별 실적지침서를 내지 않는다”면서 “(버핏과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실제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투자하는 사람들인 만큼 버핏은 투자자들에게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실수의 경제학’으로 출판된 ‘실수를 하는 이유’의 저자 조지프 헬리넌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버핏의 정직한 태도는 다른 사람들과 차별화하는 큰 요소라고 평가했다.

 헬리넌은 “경영인들 사이에서는 신뢰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면 파멸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버핏의 경우는 예외”라면서 “버핏이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을 보면 그는 자신의 가장 큰 실수 몇가지를 매우 명확한 어조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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