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中 류샤오보] 경제성장 그늘에 가린 ‘中 인권·민주화’ 지구촌 이슈로

[노벨평화상 中 류샤오보] 경제성장 그늘에 가린 ‘中 인권·민주화’ 지구촌 이슈로

입력 2010-10-09 00:00
업데이트 2010-10-09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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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 선정 의미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 류샤오보(劉曉波·55)를 노벨상 위원회가 올해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강력한 메시지와 의미를 담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인권 보호와 민주화 확대를 촉구하면서 이를 위해 헌신한 중국의 민주화 운동가들에 대한 무한한 격려를 함축하고 있다. 고난에 맞서 인권 및 민주화 확대를 위해 싸워온 류샤오보 개인에 대한 격려이면서, 개인의 차원을 넘어선 중국 지식인들과 민주화 인사들 전체를 향한 격려를 담고 있다.

●中 민주화 운동가들에 무한한 격려

중국 정부가 투옥시킨 실정법 위반자, 수형인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 자체가 상징적이며 ‘돌발적’이다. 중국의 치부를 건드린 것이지만 또 그만큼 지구촌 지성들의 바람을 실은 것이기도 하다. 이제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자 초강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국가차원에서 인권과 민주화라는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에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 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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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샤오보를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국제사회가 경제 성장의 그늘 속에서 사그라져 가던 ‘중국의 인권과 민주화’라는 화두를 다시 지구촌의 과제로 점화시켰다는 점에서 무게를 갖는다.

“중국 정부가 자국민들의 정치적 권리와 인권을 제약하고 있다.” “중국의 새로운 위상은 더 큰 책임을 요구한다.”는 비판을 이날 노벨상 위원회가 선정 성명에 담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국제사회 “中 인권운동 잊지 않겠다”

중국 국내적으로도 선정 의미는 가볍지 않다. 당장 어떤 효과와 반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조금씩 그러나 지속적이고 확실하게 민주화 운동에 힘을 발휘하는 디딤돌로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젊은 세대에게 민주화와 인권의 의미를 심어주고 이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국제사회와 지구촌 지성들이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잊지 않고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중국 내 시민사회와 민권 의식이 형성되고 있는 시점에서 ‘중국 내 정치범’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정과 격려는 중국 내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살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에 중국내 학자, 작가, 법률가 등 120여명이 류샤오보에게 노벨 평화상을 수여할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작성해 인터넷에 올렸다는 사실에서도 움트는 중국 내 민주화 운동의 씨앗을 발견할 수 있다.

공산당의 일당 독재와 시장 경제의 동거를 유지해 온 중국 정부는 어떤 의미에서 1989년 톈안먼 사건 이후 가장 강력한 체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자국 반체제 인사에 대한 노벨 평화상 선정으로 ‘미뤄 놓고 싶은 과제’와 다시 정면승부를 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2010-10-0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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