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80%’ 룰라, 다음 행보는?

‘지지율 80%’ 룰라, 다음 행보는?

입력 2010-11-01 00:00
수정 2010-11-0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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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치러진 제40대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가 집권 노동자당(PT) 지우마 호세프(62.여) 후보의 승리로 끝나면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퇴임을 정확히 2개월 앞둔 현재 80%를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며 브라질의 역대 어느 정상도 누려보지 못한 국민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룰라는 자신의 61번째 생일을 맞은 지난 27일 “올해 크리스마스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행복한 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자신의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은 데다 호세프의 승리 가능성이 굳어진 사실을 두고 한 말이었다.

 빈곤층.노동운동가 출신인 룰라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모두의 예상을 뒤집으며 승리해 브라질 정치사에 일대 혁명을 가져왔다.

 올해 대선은 남성 우월주의 전통이 강한 브라질 사회에서 “여성은 안 된다”는 편견을 깨고 이뤄낸 또한번의 혁명으로 받아들여진다.

 구두닦이.땅콩팔이 소년에서 금속공장 근로자로,브라질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업을 이끈 노동운동가로,전국 최다득표의 연방하원의원으로 성장한 뒤 3전4기의 신화를 이루며 마침내 대통령 자리에 올랐던 룰라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브라질 정치권과 언론은 룰라의 퇴임이 정치적 퇴장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차기 정부와 집권당으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면서 국제사회로 활동무대를 옮겨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룰라가 대통령직을 물러난 뒤 유엔이나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수장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이런 배경에서 나오고 있다.

 룰라는 “임기를 마치면 중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기아.빈곤 퇴치 노력을 지원하고 브라질의 성공적인 경험을 나눌 것”이라며 국제기구 수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8월 브라질 시사 주간지 이스투에(ISTOE)와의 회견에서 룰라는 “전직 대통령은 ‘선물로 받은 도자기’와 같다”고 말했다.도자기가 아름답기는 하지만 조심스러워 어디에 놓아야 좋을지 모를 때가 많은 것처럼 전직 대통령도 어느 자리에 놓여야 할지를 잘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노동운동 지도자와 정치인으로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에서 묻어나는 룰라의 신중함을 읽을 수 있는 발언이다.

 룰라가 2014년 대선에 다시 출마할 수 있다는 주장도 여전히 존재한다.룰라 자신은 “지우마가 정치를 잘해서 재선되기를 바란다”며 출마설을 부인하고 있으나 지우마의 재선 가능성이 작아지는 상황이 초래되고,룰라의 건강이 허락할 경우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뛰어난 설득력,대화와 설득을 중시하는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대통령’이라는 평을 듣는 룰라는 퇴임 후에도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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