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주러대사 소환…메드베데프 쿠릴방문 항의

日, 주러대사 소환…메드베데프 쿠릴방문 항의

입력 2010-11-02 00:00
수정 2010-11-0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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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쿠릴열도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로 모스크바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할 것이라고 2일 밝혔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무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주러 대사인 고노 마사하루를 한시적으로 소환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쿠릴열도를 전격 방문해 4시간 가량 둘러보며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에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즉각 반발,“그 지역에 (러시아) 대통령이 왔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하는 등 양국간 외교 관계가 얼어붙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일본 정부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1일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이날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쿠릴열도의 일본명 ‘북방영토’라는 용어를 쓰며 “우리는 북방영토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지지한다”고 밝혀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쿠릴 열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일본과 러시아간의 갈등이 국제 외교 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낳고 있다.

 일본 정부는 다만 오는 13-14일 요코하마(橫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양국 정상 회담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그러나 앞서 도쿄 주재 러시아 대사에 항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 외에 적절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와의 이번 마찰로 간 내각은 최근 중국과의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토 분쟁 이후 다시 한번 외교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간 총리 내각은 메드베데프의 쿠릴 방문 사태와 오랜 세월 계속돼 온 양국 분쟁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못했다는 내부의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은 “일본 민주당 정권의 외교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러시아는 쿠릴열도를 돌려달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대해 예방적인 행보를 취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쿠릴열도는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북서부 에토로후(擇捉),구나시리,시코탄(色丹),하보마이(齒舞) 등 4개 섬을 지칭하며 2차대전 이후 러시아가 이곳을 지배하고 있으나 일본은 역사적으로 자국 영토였다며 반환을 요구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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