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150분 연설... 건재과시?

카다피 150분 연설... 건재과시?

입력 2011-03-03 00:00
업데이트 2011-03-03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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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카다피 열렬히 환영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 압력 속에 궁지에 몰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3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무려 2시간30분 동안 대중 연설을 했다.

이는 카다피가 동부를 비롯한 주요지역을 반정부 시위대에 뺏겼음에도 트리폴리와 일부 지역에서는 건재하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카다피는 이날 이슬람 전통의 헐렁한 복장에 갈색 터번을 쓰고 경호차량에 둘러싸인 채 골프 카트를 혼자 타고 지지자가 몰려 있는 연설장소인 어두컴컴한 홀에 못습을 드러냈다.

지지자들은 카다피 쪽으로 몰려들었고 일부는 카다피의 초상화를 들어 올리고 다른 사람들은 카다피 혁명을 상징하는 녹색 깃발을 흔들었다.

한쪽 구석에서는 “무아마르, 우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구호가 터져 나왔고 “알라, 무아마르, 리비아 모두가 하나이며 우리는 카다피를 위해 죽을 각오가 돼 있다”는 구호도 터져나왔다.

지지연설을 한 대학교수인 하비브 하스나위는 “오늘 국가의 존엄과 혁명의 수호자인 카다피를 직접봐서 너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 여성은 “당신은 부러지지 않는 칼이며 당신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의 환호성과 열렬한 지지는 2시간 반동안의 연설 도중 끊이질 않아 카다피의 연설이 중단될 정도였고 카다피가 마이크를 두드리며 조용히 해달라고 자제를 호소하기도 했다.

국영 TV를 통해서도 방송된 이번 연설에서 그는 자신에게는 “넘겨줄 권력이 없다”며 퇴진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미국이나 나토가 들어오면 수천명의 리비아인이 죽게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마지막에는 자신은 “절대로 리비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연설을 마치고 강당을 빠져나갈 때도 지지자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고 일부 지지자들은 그를 쫓아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군사 쿠데타 이후 42년째 리비아를 통치하고 있는 그가 2시간 30분이나 지지자들 속에서 연설한 것은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또 반정부 시위대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친위부대를 포함해 그를 실제로 지지하는 시민들도 존재한다는 쪽으로도 해석된다.

리비아 국영방송과 일부 외신들을 동원,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카다피는 지난달 25일 저녁에는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트리폴리의 녹색광장에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등장, 지지자들에게 시위대에 대한 보복공격을 촉구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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