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첫 주중 美대사 내정 로크는 누구?

중국계 첫 주중 美대사 내정 로크는 누구?

입력 2011-03-09 00:00
업데이트 2011-03-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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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민자의 3세..”중국서 U2 보노 인기 맞먹어” 미.중 무역현안 조정.해결할 외교적 임무 맡게 돼

중국계 첫 주지사, 중국계 첫 상무장관, 중국계 첫 주중 미대사...

중국인 이민자의 후손인 게리 로크(61) 상무장관이 미국땅에서 중국계로서 세워가고 있는 첫 타이틀 기록을 계속 이어갈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4월 말 물러나는 존 헌츠먼 주중 대사의 후임자로 로크 상무장관을 내정했고 금명간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8일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그의 주중 대사직 기용은 ‘금의환향’이라는 점 때문에 중국 이민자들이 이룩한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로크 장관은 중국 광둥(廣東)성이 고향인 할아버지가 1910년대에 미국 서부 워싱턴주로 이민을 온 중국인 3세이다. 로크 장관의 부모도 모두 중국에서 태어났다.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까지 그는 중국어로 얘기했다.

1950년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태어난 로크 장관은 어릴 적 중국에서 자랄 뻔했다.

이민 올 무렵 할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오지 못했던 그의 할머니는 그 후 중국을 떠나 홍콩 난민 수용소에 거주하고 있었다. 로크 장관은 10살 때 할머니를 만나기 위해 부모와 함께 홍콩을 방문했다.

당초 그의 부모는 아들을 할머니에게 맡길 계획이었지만, 간곡하게 미국으로 다시 데리고 가달라는 애원으로 결국 로크 장관을 시애틀로 데리고 왔다고 그 자신이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후일담으로 털어놓은 적이 있다.

보스턴대 로스쿨을 졸업한 로크 장관은 1996년 워싱턴주지사로 선출됐고 연임에 성공했다. 중국계는 물론 아시아계 첫 주지사였다. 주지사직에서 물러난 후 로펌에서 중국과 연관이 있는 무역문제를 다루는 컨설팅을 맡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중국계 첫 상무장관으로 발탁됐다.

그의 부인은 NBC방송 기자 출신인 모나 리로, 그녀의 아버지는 중국 국부로 추앙받는 쑨원(孫文)의 장남인 쑨커(孫科)의 의붓아들이다. 말하자면 로커 장관의 부인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쑨원의 증손녀뻘인 셈이다.

미국땅에서 중국계로서 화려한 이력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중국식 이름도 갖고 있는 로크 장관은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대형할인매장 샘스클럽이 광둥성에 매장을 개설했을 때 함께 방문했던 그를 보기 위해 수많은 현지인이 몰려드는 등 인기가 대단했다.

함께 방문했던 헌츠먼 대사는 로크 장관의 인기를 “인기 그룹 U2의 보컬 보노의 인기와 맞먹을 정도”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정치인 출신이 아니라, 중국계라는 배경을 갖고 있고 광둥어에 능통한 현직 상무장관을 주중 대사로 내정한 것은 오바마 대통령이 현안인 미.중 무역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크 장관은 미.중 연례무역통상위원회를 이끌어왔고,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 국정 최고 어젠다로 제시한 ‘향후 5년내 수출 2배 증대 드라이브’를 실행할 핵심 각료였다.

앞으로는 주중 대사로 변신해 미국에는 한해 2천730억달러의 무역적자를 초래하고 있는 경쟁자이면서 그에게는 선조의 고국이기도 한 중국에서 양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는 외교적 임무를 부여받게 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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