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의 공포…후쿠시마 하룻밤새 30회

여진의 공포…후쿠시마 하룻밤새 30회

입력 2011-04-12 00:00
수정 2011-04-1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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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안정 여진이 복병..수도권도 강진 ‘비상’

후쿠시마(福島)현을 비롯한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에서 강진이 계속되면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규모 9였던 대지진의 여진으로 보이는 규모 6∼7급의 강진은 이미 약화된 피해지역의 지반을 흔들고 건물을 붕괴시켜 또 다른 대형 참사를 부를 수 있다.

최근 매일 계속되고 있는 피해지역의 강진은 복구를 지체시키는 것은 물론 이재민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이중고를 안겨주고 있다.

특히 폭발 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근에서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원전의 원자로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후쿠시마 하룻밤새 지진 30여차례 =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11일 오후 5시16분께 후쿠시마현의 하마도리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고, 12일 새벽에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茨城)현 일대에서는 크고 작은 지진이 계속됐다.

11일 오후 최초 지진 발생부터 3시간여 동안 후쿠시마에서는 규모 5.5∼6의 강진이 3차례 이어졌다.규모 1∼4의 지진까지 합하면 이날 새벽까지 30여차례 지진이 이어졌다.

지난 7일 발생한 규모 7.1의 미야기(宮城) 일대 지진은 진원이 바다였지만 이번 지진의 진원은 육지였고 처음 발생한 곳 주변에서 집중적으로 여진이 일어났다. 최초 지진의 진원 깊이는 6㎞였다.

이번 지진으로 후쿠시마현 이와키시 다비토마치에서는 주택 3채가 붕괴해 여고생을 포함한 2명이 숨졌다.

◇여진 남하..수도권도 ‘비상’ = 대지진 피해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났던 여진은 도쿄가 있는 수도권 쪽으로 남하하고 있다.

3월 11일 대지진 발생 이후 이달 7일까지 미야기현 일대를 진원으로 했던 규모 5∼7의 강진은 11일 후쿠시마현과 이바라키현으로 내려왔다.

급기야 12일 오전 8시8분께는 수도권인 지바(千葉)현에서 규모 6.3의 강진이 관측됐다. 지난달 대지진 이후 지바현에서 규모 6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오전 7시32분에는 나가노(長野)현에서 지바 강진과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관측되는 등 여진의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 후쿠시마 원전 안정에 지진이 복병 = 후쿠시마에서 강진이 연일 계속되면서 이미 사고가 난 도쿄전력 제1원전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11일에는 강진의 충격으로 1호기와 2호기의 외부 전원이 일시 끊기면서 1∼3호기의 가설펌프 가동이 약 50분 정도 멈추는 바람에 원자로 냉각수 주입 작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

원자력안전보안원은 “원자로의 냉각수 주입 중단은 50여분 정도로 원자로의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불안은 증폭되고 있다.

원자로로 연결되는 외부전원이 차단될 경우 자동으로 비상용 전원으로 대체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야하지만 대지진으로 손상을 입어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전원이 끊겨 원자로에 냉각수 주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연료봉이 노출되면서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유출될 수 있다.

12일 아침에는 후쿠시마 원전 남쪽 방류구 부근의 바닷물을 조사하는 ‘샘플링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가 진화됐다. 원전 측은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지만 전날 지진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

후쿠시마 원전은 지난 7일 미야기 강진 때도 충격을 받았으나 당시엔 작업원 대피령만 내려졌을 뿐 전원이 끊기는 사고는 없었다.

지진이 계속되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건물 자체는 물론 지반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걱정을 키우고 있다. 이미 대지진의 여파로 지반은 1m 정도 침하된 상태다. 강한 여진의 충격으로 건물이나 원자로 시설이 붕괴할 경우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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