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키스탄ㆍ니카라과 대통령 범
’세기의 결혼’에 세계 곳곳이 하루종일 들썩인 반면 일부 국가정상들은 영국 왕실결혼에 불편한 심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냈다.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윌리엄 영국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29일 결혼식을 전체주의 정권의 유산이라며 폄하했다.
중앙아시아 최빈국인 타지키스탄의 라흐몬 대통령은 이날 정부 각료회의에서 사치스런 왕실행사에 대한 세계 언론의 관심에 당혹스럽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유로뉴스와 BBC 방송을 예로 들면서 “포르투갈 같은 유럽 나라에 경제 위기가 없으며 일본 원전 문제나 한발 등 세계적인 문제가 없는가”라고 묻고 “그들이 보도하는 것은 온통 결혼, 세기의 결혼”이라고 결혼식에 집중된 보도 태도를 비난했다.
미디어업계에선 결혼식 시청자가 전세계적으로 20억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라흐몬 대통령은 “전 소련국가 중 한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즉각 전체주의 정권이라고 말들을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1992년 권좌에 오른 라흐몬 대통령은 야당과 종교를 탄압하고 있다고 서방측 비난을 받고 있으며 지난 2월 시사주간 타임은 그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세계 10대 독재자로 선정한 바 있다.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도 이번 결혼식에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오르테가 대통령은 이날 지지자 수천명 앞에서 연설에 나서 “영국왕실의 손은 피로 물들었다”며 “리비아에서 폭격이 계속돼 피가 흘러넘치는데도 축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오랜 친분을 유지해 온 오르테가는 2009년 카다피가 수여하는 알-카다피 국제인권상을 받은 바 있으며 중남미 지역에서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와 함께 궁지에 몰린 카다피를 옹호하며 든든한 벗으로 남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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