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그리스인들, 대통령 행사장서 내쫓고 재산세 거부

성난 그리스인들, 대통령 행사장서 내쫓고 재산세 거부

입력 2011-10-30 00:00
수정 2011-10-3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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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 긴축에 따른 삶의 질 저하에 성난 그리스인들이 분노를 다양한 형태로 표출하고 있다.

 정치인들에게 물리적 또는 언어적 폭력을 가하거나 신설된 재산세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재정 긴축을 강요하는 독일을 나치로 풍자하는가 하면 재정 긴축을 전제조건으로 타결된 2차 지원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대통령 기념식서 쫓겨나=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낮 그리스 제2의 도시 테살로니키에서는 국경일 기념행사의 하나로 그리스군 거리행진이 예정돼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0년 이탈리아군의 침공을 저지한 것을 기념해 열리는 그리스군 거리행진은 매년 주요 정치인들이 참여하는 이벤트다.

 그러나 올해 거리행진은 시위대가 행진 가도를 가로막고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파노스 베글리티스 국방장관 등을 향해 “반역자”라고 외치면서 차질을 빚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과 베글리티스 장관 등 정치인들이 어쩔 수 없이 행사장을 떠난 뒤에야 시위대가 점거를 풀어 중단됐던 거리행진이 재개됐다.

 이에 앞서 베글리티스 장관과 일부 국회의원들은 지난 26일 테살로니키의 한 교회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했다가 장애인·노인 지원 회사에 다녔던 사람들로부터 욕설 등을 듣고 교회를 빠져나와야 했다.

 올해 들어 10여명의 국회의원들이 재정 긴축에 성난 시민들로부터 이와 비슷한 물리적,언어적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그리스 대중들은 또 고통스러운 재정 긴축을 강요하는 독일에 대해 거침없이 적대감을 표출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지난 27일 아테네 거리에서 발견된 포스터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공공의 골칫거리’라는 글귀와 함께 나치 SS 친위대원의 모습으로 등장했다고 소개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별 로고가 둘러싼 ‘스와스티카’(나치 상징) 완장을 하고 있었다.

 또 그리스 신문들은 만평에서 오늘날 독일 관리들이 히틀러 치하 나치 복장을 하고는 그리스인들을 체포하는 모습을 그려 독일의 그리스에 대한 압박을 풍자했다.

 신문은 “독일 당국의 간섭이 65년 전 히틀러 치하 독일 제3제국에 의해 유린당했던 그리스의 과거를 되살려 사람들의 마음에 적개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 재산세 납부 거부 움직임=주민수가 7만명인 아테네 광역도의 네아 이오니아구(區)는 구민들에게 전기요금 고지서에 함께 부과된 신설 재산세를 내지 말도록 촉구했다.

 이라클리스 고트시스 구청장은 AP 통신에 “신설된 세금이 불법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우리 구민들이 세금 낼 돈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구청은 대규모로 납부를 거부하면 재산세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구민들에게 재산세 납부 거부 캠페인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구의회도 웹사이트에 신설 재산세는 내지 않고 전기요금만 내는 방법을 공지하면서 구청 측을 거들고 있다.구의회 홀 출입문에는 “우리는 빚지지 않았다.우리는 더는 돈이 없다.우리는 내지 않을 것이다.충분히 냈다”는 포스터가 붙었다.

 이에 앞서 국영 그리스전력회사(DEI) 노조원들은 재산세가 부과된 전기요금 고지서를 인쇄하는 사무실을 점거하기도 했다.이에 따라 회사 측이 장소를 옮겨 고지서를 인쇄해야 했다.

 그리스 정부는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구제금융 6회분(80억유로)을 지급할 수 없다고 버티자 서둘러 재산세 신설 등의 추가 긴축 조치들을 내놨다.

 정부는 1㎥당 0.5유로를 부과,내년 초에 2011년도 부과분 20억유로를 거둔다는 계산이다.

 특히 정부는 국민들이 신설된 재산세를 거부하는 사태를 피하고자 전기요금에 함께 부과하는 방안을 짜냈다.세금을 내지 않으면 단전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만일 내년 초 드러날 재산세 세입이 애초 예상치를 밑돌 경우 정부는 이를 보전하기 위한 또 다른 추가 긴축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 그리스인 다수,2차 지원안에 부정적=이런 움직임과 분위기는 그리스 국민 다수가 지난 28일 새벽 유로존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합의사항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현지 일간지 투 비마가 여론조사업체 카파에 의뢰해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상회의 합의사항에 대한 태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5%가 ‘부정적’,15%가 ‘조금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응답자 다수는 2차 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의회를 통과한 긴축 법안들을 놓고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를 치러야 한다고 생각했다.45%는 국민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답했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지지도는 14.7%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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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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