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화논란’ 노벨평화상, 조사받는다

‘정치화논란’ 노벨평화상, 조사받는다

입력 2012-02-02 00:00
업데이트 2012-02-0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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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행정委, 수상자 적절성 조사

설립자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지를 벗어나 정치화했다는 일각의 비판을 받아온 노벨 평화상이 스웨덴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됐다.

노벨상 기금을 관리하는 노벨재단이 있는 스톡홀름의 행정위원회는 노벨 평화상이 더 이상 노벨의 유언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문제제기에 대한 조사에 착수, 최근 노벨재단 측에 입장 표명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조사는 노르웨이 평화운동가인 프레드릭 헤퍼멜의 청원이 발단이 됐다.

헤퍼멜은 “노벨은 노벨평화상을 평화 수호자들을 위한 상으로 불렀다”며 “그것은 여러 나라가 안전하게 무력을 포기할 수 있는 국제질서를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평화운동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직 취임 첫해인 2009년 노벨 평화상을 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지목하며 “오바마가 대외정책을 펴면서 군대 폐지를 추진했다고 생각하느냐”라고 꼬집었다.

스톡홀름 행정위원회의 법률 전문가인 미카엘 비만은 “노벨상 운영자들이 기금을 적절하게 운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할 근거는 없다”면서도 헤퍼멜의 주장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비만은 “노벨 위원회는 시상의 규칙을 항상 당대 사회에 맞춰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평화 사업이 그 중심에 있어야 하며, 그것으로부터 너무 많이 벗어나면 안된다”고 부연했다.

스톡홀름 내 각종 재단과 기금의 운영에 대한 감독권을 가진 행정위원회는 노벨 평화상이 창설자의 뜻을 견지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문제가 있으면 재단 결정의 효력을 정지시킬 권한이 있다.

다이너마이트의 개발 및 보급에 투신한 발명가였던 노벨은 1895년 “국가들간의 형제애, 현존하는 군대의 폐지나 감축, 평화회의의 개최나 촉진을 위해 일한 사람”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라는 유언을 남겼다.

2차대전 후 노벨 평화상 시상 주체인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수상 요건을 환경, 인도주의 관련 노력 등에까지로 넓힘에 따라 환경운동가로 변신한 앨 고어 전(前) 미국 부통령(2007), 중국 인권 운동가 류사오보(劉曉波.2010) 등이 수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이 노벨 평화상 수상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적지 않았다.

한편 1일자로 마감된 올해 노벨 평화상 후보 추천에서 현재 수감중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前) 우크라이나 총리, 쿠바의 인권운동가 오스왈도 파야, 쿠바 반체제 인사 요아니 산체스 등이 천거됐다. 그러나 노벨 위원회의 수상자 선정은 추천된 인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벨 평화상은 10월께 발표되며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시상식이 거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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