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3년만에 또 1만명 인원감축…일본 IT의 몰락

소니 3년만에 또 1만명 인원감축…일본 IT의 몰락

입력 2012-04-10 00:00
업데이트 2012-04-1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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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을 주도해온 일본의 IT기업들이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쇄락의 길을 걷고 있다.

샤프, 파나소닉, 닌텐도 등 일본의 IT기업이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일본을 대표하는 소니마저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소니는 2008년 말 1만6000명을 감원한데 이어 최근 또 다시 대규모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소니가 계속되는 부진으로 인해 1만명 규모의 감원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는 소니 전체 인력 16만8200명의 6%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1일 취임한 히라이 카즈오 소니 대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게임, 의료, TV 그리고 구조조정 등 소니의 미래 사업 4가지를 발표했다. 이 중 취임하자마자 대규모 인원감축이 진행된 것은 그만큼 소니의 경영 사정이 어렵다는 것.

실제로 소니는 지난해 4분기(회계연도 3분기) 매출은 26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4% 하락했으며, 영업손실은 2조3000억원에 달했다.

매출 하락은 2009년부터 지속되는 TV사업의 부진과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게임사업의 지속적인 하락세 등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정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PS)의 매출은 전년대비 24%나 하락하면서 1조2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게임 왕국이라 불리던 일본의 몰락을 보여주는 일면이다.

전문가들은 소니가 PS같은 하드웨어의 판매에만 집중하고 소프트웨어 분야는 소홀한 것이 부진의 이유로 분석했다.

이밖에 삼성전자와의 합작 설립했던 TV용 LCD 패널 공장인 S-LCD를 철수하는 등 TV 사업은 2004년부터 적자행진을 거듭하며 회생의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

소니 외에 다른 일본 IT기업들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파나소닉은 지난해 약 11조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파나소닉이 예상했던 약 6조보다 크게 상회한 수준으로 역대 최다 적자였던 2001년 6조원에 비해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 같은 부진은 파나소닉의 TV사업이 내수 시장의 의존도가 높은 탓에 일본 내 TV 수요가 급감이 직격탄으로 작용했으며, 중국 등 신흥시장 진출이 한발 늦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최대 LCD TV 제조업체인 샤프 역시 2009년부터 적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1분기(1~3월)에는 약 3900억엔(5조46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력이었던 LCD TV 사업이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은 물론 하이얼과 같은 중국 기업에게까지 밀리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밖에 창조 경영으로 대변되던 세계 최대 비디오게임 회사 닌텐도도 지난해 주력 제품인 ‘닌텐도 3DS’의 부진과 ‘Wii’의 판매 하락으로 지난해 약 650억엔(9100억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신제품 출시 6개월 만에 고집을 꺾고 가격을 40% 깎아주는 등 응급처치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아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원전폭발, 태국 홍수 등 기업 외적인 문제도 있지만 일본 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다는 점 역시 발목을 잡고 있다”며 “특히 애플의 아이폰이 등장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요성이 급부상 했지만 일본 IT기업들이 이를 외면한 것도 전체적인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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