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美도착… “몸·마음 추스르려 왔다”

천광청 美도착… “몸·마음 추스르려 왔다”

입력 2012-05-20 00:00
수정 2012-05-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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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양국에 감사 표시..”남은 가족 걱정된다”뉴욕대서 방문연구원 자격 법학공부 예정

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陳光誠)이 마침내 미국에 입국했다.

고향인 산둥성 시골 마을 이난(沂南)현 둥스구(東師古)촌에서 지난달 22일 탈출을 감행한 때로부터 27일 만이다.

천광청은 19일(현지시간) 오후 8시30분께 자신이 체류할 뉴욕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뉴욕대(NYU)의 교직원 주거단지 앞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격동의 세월을 보낸 끝에 마침내 산둥을 벗어났다. 이 모든 것이 지인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미국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감회를 밝혔다.

그는 “최근 7년간 단 하루도 쉬지 못했다”며 “몸과 마음을 추스르려고 이곳에 왔다”고 했다.

천광청은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주중 미국대사관이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해 줬다. 미국은 많은 도움과 함께 시민권도 허용했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에 냉정하고 차분하게 대응한데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중국 정부가 앞으로도 국민의 존경과 신뢰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약속을 성실히 지킬 것을 믿지만 본국에 남은 가족들이 걱정이 된다는 말도 했다.

흰색 티셔츠와 카키색 바지 차림의 천광청은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한 상태로 목발을 짚고 있었다.

기자회견은 통역을 통해 간단하게 진행됐으며 기자들의 질문은 받지 않았다.

그는 회견에 앞서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뉴욕대 앞에 모인 지지자 등 환영 인파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천광청은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을 출발한지 열두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6시께(현지시각) 유나이티드 항공편으로 아내, 두 자녀와 함께 미 뉴저지주(州) 뉴어크 공항에 도착, 탑승객들 중에서 가장 먼저 내렸다.

중국어를 구사하는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 2명이 동승했으며 미 국무부 직원 일부와 NYU의 미국-아시아법 연구소의 제로미 코언 소장 등이 공항에서 그를 맞았다.

코언 소장은 천광청의 미국행을 이끌어낸 주역이다.

천광청이 미 국무부 프로그램으로 2003년 미국을 방문했을 때 처음 알게된 이후 줄곧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천광청이 주중 미국대사관에 머물 때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조언을 전달했다.

천광청은 앞으로 NYU 법과대학에 방문연구원으로 등록해 법학을 공부할 예정이다.

NYU 대변인은 천광청이 교직원과 대학원생 아파트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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