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거물킬러’ 연방검사 피츠제럴드 사임

美 ‘거물킬러’ 연방검사 피츠제럴드 사임

입력 2012-05-24 00:00
업데이트 2012-05-2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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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리노이 주지사 2명을 비롯해 부통령 비서실장과 언론재벌 등을 줄줄이 교도소로 보내며 ‘거물 킬로’로 불리던 유명 연방검사 패트릭 피츠제럴드(51)가 물러난다.

23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에 따르면 피츠제럴드는 이날 백악관과 에릭 홀더 법무장관, 그리고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 딕 더빈(민주)과 마크 커크(공화) 등에 서한을 보내 내달 30일자로 연방법원 일리노이 북부지원(시카고 연방법원) 검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의 보좌진들은 사퇴 결정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피츠제럴드가 곧 새로운 자리로 옮길 계획은 없으며 올여름 자리에서 떠나 다음 일을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츠제럴드는 “지난 2001년 연방검사에 선임됐을 때 나는 ‘이 자리는 한 사람이 소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수백 명의 헌신적인 검사 및 수사관들과 함께 일해오면서 그 생각은 더욱 공고해졌다”고 밝혔다.

피츠제럴드는 19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 사건을 맡으면서 유명세를 탔다. 1998년에는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폭탄테러를 감행한 알카에다 요원 수사를 맡아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01년 시카고 연방법원에 부임하면서부터 부정부패 및 비리척결 수사에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피츠제럴드는 2003년 조지 라이언 일리노이 주지사를 뇌물수수 및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 6년 6개월 실형을 받게 했다.

이어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 유출 사건인 ‘리크게이트(Leak Gate)’와 관련, 딕 체니 부통령의 비서실장 겸 안보보좌관이던 루이스 ‘스쿠터’ 리비를 감옥으로 보내며 전국적인 유명 인사가 됐다.

2005년에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시카고 선타임스 등 여러 신문사를 거느리고 영국 왕실에서 귀족 작위까지 받은 캐나다 언론 재벌 콘래드 블랙을 횡령 혐의로 감옥에 보냈다.

2008년 미국 대선 직후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당선으로 공석이 된 일리노이 연방상원의원직에 대한 매관매직 시도 혐의로 현직 주지사였던 라드 블라고예비치를 전격 기소했다.

블라고예비치는 지난해 14년 중형을 선고받고 지난 3월부터 복역 중이다.

홀더 법무장관은 “피츠제럴드는 정의를 위해 미국 시민과 일리노이 주민에게 최고의 청렴함과 변함없는 헌신으로 봉사했다”면서 “지난 10여년 동안 2명의 대통령과 4명의 법무장관으로부터 지극한 신임을 받았다”고 말했다.

더빈 상원의원도 “공화·민주 양당 정치인을 포함해 그 누구의 잘못도 용납하지 않는 피츠제럴드 검사는 ‘누구도 법 위에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고 평했다.

아일랜드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나 뉴욕 빈민가에서 성장한 피츠제럴드는 앰허스트대학을 거쳐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24일 시카고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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