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정부-은행-기업, ‘그리스 이탈’ 대비 분주

유로 정부-은행-기업, ‘그리스 이탈’ 대비 분주

입력 2012-05-25 00:00
수정 2012-05-2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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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유로국 절반 이상 대비책 마련..모든 은행도 준비”드라기 “EU 지도부의 ‘정치적 상상력 도약’ 필요한 중대 시점”

그리스의 유로 이탈 가능성이 커지면서 유로국의 절반 이상과 대부분의 역내 은행 및 대기업이 유사시 대비책을 마련했거나 곧 그럴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유럽과 미국의 대형 펀드들은 이미 유로 자산을 대거 매각하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유럽연합(EU) 지도부의 “정치적 상상력이 도약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로이터는 24일 17개 유로국 가운데 최소한 절반이 그리스의 이탈에 대비한 긴급 방안을 만들었거나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날 앞서 EU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EU가 회원국에 그리스 이탈에 대비하도록 내부 통보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그러나 EU 차원이나 ‘정치적 수준’의 대비책이 계획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로이터에 밝혔다.

이들은 이탈리아와 핀란드, 독일,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벨기에, 오스트리아 및 슬로바키아가 대비책 준비에 이미 착수했거나 곧 그럴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이터는 유럽의 유로 역외국으로는 스웨덴이 그리스 이탈에 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역내 기업도 분주해 영국항공 모기업인 인터내셔널 에어라인 그룹과 독일 BMW가 유로존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들이 24일 전했다.

파리 소재 금융인은 로이터에 “그리스가 유로를 포기하고 옛 통화인 드라크마로 돌아갈 가능성에 대비해 모든 은행이 전담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프랑스 금융기관을 컨설팅하는 인사도 “은행들이 비상책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업무 성격상 공개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5일 유럽과 미국의 대형 펀드들이 그리스 이탈을 우려해 유로 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2위 사모펀드인 아문디와 영국 최대 펀드인 트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가 최근 며칠 사이 유로 자산 노출을 크게 줄였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미국의 머크 인베스트먼트는 산하 환 펀드에서 유로를 이미 지난 3월 15일을 마지막으로 전량 처분한 것으로 회사 측이 밝혔다.

한편, 드라기는 24일 로마 회동 연설에서 유럽 정치 지도자들의 “용감한 선택”이 필요할 때라면서 “정치적 상상력의 도약이 중요하다”고 촉구했다.

드라기의 발언은 전날의 EU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나서 나왔다.

그는 “재정동맹에 추가해 성장협약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로 위기 회복을 위해 재정동맹과 구조개혁, 그리고 공공투자의 ‘3개 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드라기의 지적과 관련해 ECB가 3차 장기대출에 나설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를 또다시 대거 사들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드라기는 EU 비공식 회담에서 ‘ECB의 독립성’을 거듭 강조해 시장의 이런 기대에 쉽게 부응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내비쳤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EU 차원에서 채권과 예금을 ‘공동 보증’하는 방안도 일각에서 거론된다면서 그러나 이것은 “빨라도 몇 달, 늦으면 몇 년이 필요한 사안”이란 점을 전문가들이 강조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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