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결정, 누가 왕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 AP>

“ECB 결정, 누가 왕인지 확실히 보여줬다” < AP>

입력 2012-08-03 00:00
업데이트 2012-08-0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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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銀 “드라기가 하려는 것보다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관건”그로스 “스페인-伊 채권에 대한 시장 인내 소진”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는 유럽중앙은행(ECB)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실용 노선에 제동을 걸어 ‘누가 왕인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AP가 2일 분석했다.

AP는 드라기가 지난주 유로 위기 타개를 위해 “ECB 총재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작 2일의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실질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월가 인사의 입을 빌려 이렇게 표현했다.

알파리 UK의 크레그 애를람 분석가는 AP에 “오늘 (ECB) 회동은 누가 왕인지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말했다.

애를람은 분데스방크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해 ECB가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문제가 ECB 이사회로 넘어간 점을 지적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키트 저커스 분석가도 “드라기의 허니문이 끝났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제 문제는 그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가 아니라 그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라고 지적했다.

저커스는 “내 생각은 드라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는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유로) 정치 (지도부)가 (위기 타개를 위해) 충분히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분데스방크는 ECB 통화회의 전날 옌스 바이트만 총재가 “ECB가 월권 하지 말라”고 경고한 회견 내용을 자기네 웹사이트에 올렸다.

분데스방크 측은 “은행 창립 기념일에 맞춰 앞서 이뤄진 회견을 올린 것뿐”이라고 강조했으나 ‘분데스방크가 드라기에 경고장을 보낸 것’이란 분석이 중론이었다.

바이트만은 회견에서 “ECB가 본연의 기능을 넘어서는 안 된다”면서 “물가 안정이 최우선 목표”임을 상기시켰다.

그는 한 술 더 떠 “분데스방크가 유로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크고 중요하다”면서 따라서 “ECB에 더 간섭할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강조했다.

AP는 이와 관련, 분데스방크가 지난 20년대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쓰라린 기억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그간 드라기의 유로 위기국 채권 매입에도 반발해왔음을 상기시켰다.

반면, MIT 출신인 드라기는 대표적인 실용론자로 ECB 총재 취임 후 인플레 강경론자인 전임 장-클로드 트리셰와는 판이하게 유로 위기 타개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왔다고 AP는 지적했다.

한편,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회장은 2일 블룸버그 TV 대담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채무 위기)에 대한 시장의 인내심이 소진됐다”고 경고했다.

그로스는 “ECB가 행동하지 않는 한 시장이 (더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CB 회동 결과에 대한 실망으로 스페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이 또다시 마의 7%를 초과했음을 지적하면서 “이 상태로 스페인이 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페인 국채 10년 물 수익률은 2일 오후 전날보다 43베이시스포인트(1bp=0.01%) 상승해 7.17%에 달했다. 이 수익률은 지난달 25일 유로존 기록인 7.75%까지 치솟은 바 있다.

같은 만기의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도 이날 40bp 상승해 6.33%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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