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6만여건 불법거래… SC은행측 “위반 금액 1400만弗 불과”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이란과 2500억 달러(약 280조원)에 달하는 불법 금융거래를 해온 사실이 적발돼 미국 월가에서 퇴출당할 위기에 처했다. 지난 7월 유럽 최대 은행인 HSBC가 이란과 북한 등과 거래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영국계 대형 은행이 불법거래로 금융당국에 적발된 것은 두 번째다.벤저민 로스키 뉴욕주 금융감독국장은 6일(현지시간) “SC은행이 최장 10년간 이란 정부가 소유한 은행이나 기업들과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세탁하는 등 불법거래를 하면서 거액의 수수료를 챙겼다.”면서 이런 혐의에 대해 이달 하순 열리는 청문회에서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SC은행은 지난 2001년부터 2010년 사이 이란의 주요 은행들과 6만여건의 비밀 거래를 해왔으며, 리비아나 미얀마·수단 등 다른 금융 제재국들과도 거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HSBC의 이란 관련 불법거래 액수인 194억 달러보다 10배 이상 큰 규모다. BBC와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뉴욕주가 SC은행의 면허를 박탈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금융감독국은 미 연방수사국의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대규모 벌금을 부과할 예정이며, 이와 별도로 독립 감사관을 은행에 파견해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SC은행 측은 반박성명을 통해 “자체조사 결과 금융당국의 제재법규를 위반한 금액은 1400만 달러에 불과하며,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2-08-0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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