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새 중산층 61%→51% “내년 일자리 200만개 사라져”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 중산층 가정이 세계 2차대전 이후 경제적으로 가장 힘든 10년을 보내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내년엔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왔다.22일(현지시간) 퓨리서치 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85%가 생활수준을 유지하는 게 10년 전보다 힘들어졌다고 답했다. 퓨리서치 센터는 미 인구조사국의 지난해 자료를 토대로 중산층을 연소득 3만 9418달러(약 4450만원)에서 11만 8255달러(1억 3300만원) 사이의 계층으로 규정했다. 이 규정대로라면 중산층은 미국 성인의 약 51%를 차지하는데, 이는 1971년의 중산층 비율(61%)보다 10%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또 1970년대에는 국가소득에서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62%에 달하고 고소득층은 29%였지만 2010년에는 반대로 고소득층이 46%, 중산층은 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빈부격차가 확대됐음을 보여줬다.
지난 1년간 지출을 줄여 왔다고 답한 응답자는 62%로 2008년 조사 때의 비율(53%)보다 높아졌다. 또 응답자의 42%는 가계 재정 상황이 불황 시작 전보다 오히려 더 나빠졌고 23%는 불황 시작 때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했으며, 32%만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가계 재정 상황이 더 나빠졌다고 답한 이들 가운데 절반인 51%는 이 상황이 회복되는 데 적어도 5년은 걸릴 것으로, 8%는 전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가장 큰 책임자로는 62%가 의회를, 54%가 금융기관을, 47%가 대기업을 꼽았으며 조지 W 부시 행정부(44%), 대외 경쟁(39%), 버락 오바마 현 행정부(34%)의 잘못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발표한 ‘예산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하고 일자리도 200만개가 사라져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CBO의 더그 엘먼도프 국장은 “세금 감면 조치 만료와 재정지출 자동 삭감 등이 현실화되면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2012-08-24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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