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 부응-정치적 부담 완화 이점..월가 “확률 60%”버냉키 잭슨홀 연설서 시사 여부 주목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추가 경기 부양과 관련해 자금 투입 규모가 정해져 발표된 지난 두 차례와는 달리 ‘무제한’ 양적 완화를 실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돼 귀추가 주목된다.로이터는 26일 연준 내외 소식통들을 인용해 3차 양적 완화(QE3)가 투입 자금 규모나 기간이 명시되지 않는 무제한 형태를 취하는 방안이 연준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은 그간 2차례의 양적 완화를 통해 모두 2조3천억 달러를 풀었다.
연준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달 초 회동에서 경기 회복이 계속 둔화하면 추가 부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한 것으로 지난주 공개된 회의록이 밝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연준이 QE3를 실행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오는 31일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연례 잭슨홀 연설에서 뭔가를 시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내다 JP 모건의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로 자리를 옮긴 마이클 페롤리는 로이터에 “연준이 추가 부양키로 하면 무제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취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페롤리는 그러나 공화당이 대선을 앞두고 연준의 추가 부양에 거부감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해 무제한 프로그램이 가동돼도 작은 규모로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연준이 과거와는 달리 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차기 또는 차차기 FOMC까지 일단 추가 부양을 약속하고 그다음에는 조건 중단을 언급하지 않고 (그 효과를) 재평가하는 방법을 취하지 않을까 하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경제학자들은 무제한 양적 완화가 두 가지 장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제한 양적 완화가 경제에 더 민첩한 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고정된 대대적 자금 투입으로 장기 금리를 낮게 묶으려는데 대한 회의적 시각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방법이 이를테면 미국의 실업률을 지금의 8.3%에서 7%로 낮추는 목표에 연계하면 궁극적으로 더 공격적인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마이클 가펜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특정 기간을 염두에 둔다고 해도) 시장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음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체이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앤서니 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무제한 QE가 실행될 가능성을 60%로 본다면서 이것이 고정된 QE가 또다시 취해질 확률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시장을 덜 실망시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무제한 양적 완화에 대해 데니스 로카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장이 지난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하나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장과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장, 그리고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도 지지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3명은 모두 인플레 온건파로 분류된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도 이 방안에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챈은 유로존이 역내 위기 타개에 더욱 애쓰고 있는 상황에서 무제한 양적 완화로 유동성 확대에 탄력을 높이는 것이 매력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실업률을 크게 떨어뜨리려면 현실적으로 더 높은 인플레를 용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왜냐하면, 버냉키가 이에 대해 거듭 거부감을 보여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챈은 그러나 버냉키가 연준 이사이던 지난 2003년 디플레 타개 수단으로 목표 수익률 대역을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버냉키가 잭슨홀 연설에서 이에 대해 어떤 시사를 할지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인플레가 가라앉아 연준이 추가 부양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디플레도 걱정할 상황이 아님을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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